건설·부동산 대출 연체율 급등···1년 새 3배 악화

이윤주 기자 2024. 1. 1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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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할 계획이었던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건설현장의 공사가 멈춰 있다. 정효진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설·부동산 업종 대출의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최근 급속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금융권에서의 부실 지표가 1년 사이 3배 수준으로 나빠지면서 선제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은행과 2금융권을 합친 전체 금융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60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2022년 3분기)보다 4.8%, 2년 전(2021년 3분기)보다는 22.3% 늘었다. 건설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15조7000억원, 부동산업 대출은 492조8000억원이었다.

특히 저축은행·새마을금고 제외 상호금융조합·보험사·여신전문금융회사를 합산한 2금융권의 부동산업 대출 잔액이 2021년 3분기 155조원에서 2년만에 193조6000억원으로 24.9% 급증했다.

대출 증가세가 가파른 가운데 2금융권의 연체율 등 부실 지표 악화 속도도 빠르다.

지난해 3분기 2금융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5.51%, 3.99%로 나타났다.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2022년 3분기(1.77%·1.55%)와 비교해 불과 1년 사이 각 3.1배, 2.6배로 뛰었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의 경우 저축은행에서 건설업이 7.34%, 부동산업은 5.97%로 집계됐다. 1년 전(2.20%·2.52%)의 3.3배, 2.4배 수준이다. 부동산업은 2018년 4분기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고, 건설업은 2017년 1분기(8.42%) 이후 6년 6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적다는 은행권에서도 건설·부동산업 연체율이 각각 0.58%, 0.15%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건설·부동산 업종에 대한 은행권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각각 0.92%, 0.27%로 집계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의 건설·부동산 관련 대출 건전성 지표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전후 수년간 급등한 시기 이후 가장 나쁜 상태라고 봐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 수준의 고금리 상황이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부동산 시장의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건설·부동산 업종 대출의 부실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태영건설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절차)이후 금융권의 건설업 대출이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어 자금조달 환경이 갈 수록 나빠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될 경우 비은행권의 취약부문 부실 자산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금리 상승기에 앞서 대출 규모가 늘어난 부동산 관련 업종 연체율의 상승폭이 최근 확대되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가 많은 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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