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희망` 사무총장·대변인 등 당직자 탈당…"양향자, 기존 정치 행태 서둘러 답습"

지난 9일 양향자(가운데) 한국의희망 대표가 출판기념회를 할 당시 모습.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오른쪽)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왼쪽) 전 국무총리가 나란히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향자 의원이 이끄는 '한국의 희망'의 당직자들이 15일 탈당의사를 밝혔다. 과학 정치·좋은 정치·생활 정치를 표방하면서 정치 본연의 의미를 회복하기보다 기존 정치 행태를 서둘러 답습하며 이합집산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김법정 한국의희망 사무총장, 김진수 대변인, 이고은 사무국장, 이채영 홍보팀장 등 당직자들은 이날부로 한국의 희망을 탈당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무더운 여름, 저희는 벅찬 가슴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한국의희망 호에 탑승했다"면서 "이미 한계에 이른 대한민국 정치에서 정치 본연의 의미를 회복하고, 기존의 정치와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위대한 대한민국, 선도국가의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순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양향자 대표는 창당 직후부터, 정치 본연의 의미를 회복하겠다는 다짐은 내버린 채, 기존 정치 행태를 서둘러 답습하며, 비전이나 정체성이 아직 드러나지도 않은 이런저런 정치 집단들과의 이합집산만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과학 정치·좋은 정치·생활 정치를 표방하고 국민을 설득했는데, 이것이 과학 정치이고 좋은 정치이고 생활 정치일 리 없다"고 했다.

이어 "입으로는 새로운 길을 말하면서, 행동은 그렇게 비판했던 기존 정치의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당의 공식적인 의사결정은 뒤로 한 채, 단독으로 결정하고 통보하는 비민주적인 처사와 임의적인 당의 운영에 대한 공식적인 이의제기를 지속적으로 묵인해 왔을 뿐만 아니라, 마치 정치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아 개선의 가능성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들은 "저희의 창당 정신에 공감하여 입당 원서를 제출하고, 창당을 도와주셨던 모든 분께 창당 정신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하여 죄송하다는 말을 올린다"면서 "이제 저희는 한국의희망을 떠난다. 사랑하는 한국의희망을 떠나는 것이 슬프고 떨리지만, 젊은 우리는 삶 속에서 '이제는 건너가자'는 창당 정신이나마 지키고자 한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