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인연을 살인으로 끝낸 양아들…항소심도 중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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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인 자신을 입양해 40여 년 부자의 연을 맺어온 양아버지의 말에 격분한 A(59) 씨는 양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였던 A 씨가 살인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판결문을 토대로 본 그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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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검은 짐승은 이러니까 안 기르는가 보다!"
고아인 자신을 입양해 40여 년 부자의 연을 맺어온 양아버지의 말에 격분한 A(59) 씨는 양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였던 A 씨가 살인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판결문을 토대로 본 그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보육원에서 자라 11살이 되던 해 그는 양아버지 B 씨에게 입양돼 전남 여수시의 섬마을에 새 보금자리를 얻게 됐습니다.
A 씨는 다른 고아들과 함께 입양됐는데, 이들은 부족한 일손을 보태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소를 키우고 밭을 매거나 뱃일하며 B 씨 집에서 살았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일꾼처럼 농사일하는 그를 두고 마을 사람들은 '머슴'이라고 불렀고, 학교에 가기는커녕 주민등록조차 성인이 될 무렵에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그의 마음속에서는 모순된 '양가감정'이 싹텄습니다.
학교에 가는 B 씨의 자녀들을 지켜본 A 씨는 양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자신을 거둬준 아버지로부터 자식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더 열심히 일했습니다.
17살이 되던 해 A 씨는 B 씨가 선장으로 있던 배에서 선원으로 일하기 시작했고 26살에 결혼해 독립했지만, 양아버지를 도와 계속 일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2021년 배에서 일하던 중 A 씨는 어망 기계에 팔이 빨려 들어가 오른팔이 절단되는 큰 사고를 당했습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얻은 그의 마음에 어린 시절부터 쌓아오던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졌습니다.
독립 후 자수성가해 7억 원 상당의 선박을 보유하는 등 경제생활도 나아졌지만 A 씨 마음의 상처는 그대로였고 지난해 2월 술을 마신 채 흉기를 품고 양아버지를 찾아갔습니다.
"아버지가 나한테 뭘 해줬냐"며 "20년 전에 배도 주고, 집과 땅도 주기로 해놓고 왜 안 주느냐"고 따졌습니다.
A 씨의 술주정에 B 씨가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더니…"라고 말하자, A 씨는 흉기를 휘둘러 40여 년 인연의 양아버지를 살해했습니다.
살인죄 수사 과정에서 그는 "평소에도 고아라고 말해 화가 났는데, 아버지한테 '짐승'이라는 말을 듣자 참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팔 절단 이후 정신과 약물 치료 중이었다며 심신미약도 주장했지만, 1·2심 모두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에 항소한 A 씨에게 광주고법 형사1부(박혜선 고법판사)는 오늘(15일) "양아버지의 학대나 착취 의심 정황이 있는 등 참작할 점이 있지만, 계획적 살인죄에 중형을 선고한 원심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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