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1m 통한의 퍼트 실수' 안병훈, 소니오픈 우승 실패→5번째 준우승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통한의 실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우승의 기회를 퍼트 실수로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안병훈(32·CJ)의 이야기다.
안병훈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소니 오픈(총상금 83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키건 브래들리, 그레이슨 머레이(이상 미국)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첫 홀에서 승부가 결정됐다. 안병훈이 파에 그치면서 버디를 잡은 머레이가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꾸준히 타수를 줄여나간 안병훈은 18번홀(파5)에서는 버디를 낚으며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브래들리는 18번홀에서 파, 머레이가 버디를 잡으면서 3명의 선수가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은 18번홀에서 계속됐다. 안병훈은 280m의 티샷을 날려 오른쪽 페어웨이에 떨궜다. 이어 세컨샷을 그린 앞 약 20m 앞까지 보냈다. 세 선수 중 가장 그린에 잘 붙인 선수였다. 그리고 세 번째 샷을 홀까지 4피트(약 1.2m)에 붙였다. 다른 선수들은 약 10m 정도의 거리를 남겨뒀다.
안병훈의 우승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가장 먼저 퍼트를 시도한 머레이가 롱퍼트를 넣은 것이다. 머레이는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그러자 안병훈으로선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버디를 잡고 머레이와 2차 연장전에 돌입해야 하는데 야속하게도 그의 퍼트는 홀 왼쪽으로 빗겨가고 말았다. 이렇게 안병훈의 첫 우승은 또 다시 좌절됐다.
지금까지 안병훈은 PGA투어에서 준우승만 4차례 기록했다. 이번에도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며 5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그는 2015~16시즌 취리히 클래식, 2017~18시즌 캐나다 오픈과 메모리얼 토너먼트 그리고 지난 시즌 윈덤 챔피언십에서 모두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경기 후 안병훈은 "마지막 퍼트로 인해 아쉽게 끝난 거 같다. 하지만 골프가 한 홀에 끝나는 게 아니라 72홀 동안 쳐서 지금까지 온 거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아쉬움은 남는다. 잘 치고 있었는데 자만하지 말라는 느낌으로 다가온 거 같다. 아직도 열심히 해야 하고 가야 할 길이 먼 거 같다"고 아쉬운 소감을 전했다.
우승자 머레이는 이번 대회에서 6년8개월만에 개인 통산 2번째 우승의 감격을 일궜다. 2017년 7월 바바솔 챔피언십 우승 이후 7년 만의 우승이다. 우승 상금 149만4000달러(약 19억7000만원)를 품에 안았다.
한국 선수들의 성적은 이렇다. 이경훈(32·CJ)과 김성현(26·신한금융그룹)은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로 나란히 공동 30위를 마크했다.
지난해 우승자 김시우(29·CJ)는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 공동 42위로 타이틀방어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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