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 경영난 도우려 ‘들러리’로…‘목재 펠릿’ 입찰 담합 적발

발전회사의 ‘목재 펠릿’ 입찰에서 담합한 펠릿 생산업체와 거래처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목재 펠릿은 산림 부산물을 톱밥 형태로 가공한 재생 에너지원입니다. 공정위가 목재 펠릿 분야의 담합을 적발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공정위는 목재 펠릿 생산업체 신영이엔피와 주요 거래처인 LS네트웍스에 입찰 담합 혐의로 각각 과징금 1,500만 원과 3,900만 원을 물리기로 했다고 오늘(15일) 밝혔습니다.

이들 업체는 2021년 9월 한국남동발전이 발주한 목재 펠릿 구매 입찰에서 신영이엔피가 낙찰될 수 있도록 제시할 가격 등을 미리 짜고 담합한 혐의를 받습니다.

신영이앤피는 2021년쯤 급격히 나빠진 자금 사정을 개선하기 위해 이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요 거래처인 LS네트웍스에 들러리로 참가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미 279억 원 규모의 채권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던 LS네트웍스는 미수금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담합을 수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영이앤피 직원은 입찰 당일 LS네트웍스 측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로 미리 짜둔 투찰 가격을 전달받고, 그대로 입찰에 참여해 목재 펠릿 4만 톤을 낙찰받았습니다.

공정위는 두 회사에 법 위반 행위 금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5,4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다만, 신영이앤피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점을 살펴 LS네트웍스보다는 적은 1,500만 원을 물렸습니다.

공정위는 “물가상승 및 산업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는 에너지 분야의 담합행위 근절을 위해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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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