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염증 원리 찾는 생체칩 개발…동물실험 대체 기대

박건희 기자 2024. 1. 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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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염증 환자의 염증을 분석하고 치료제의 효능을 확인할 수 있는 생체모사 장기칩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은 이성균 의약바이오연구본부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면역세포가 혈관벽을 뚫고 염증 부위로 이동하는 현상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생체모사 장기칩'을 개발해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의 표지논문으로 게재했다고 1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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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이 선임연구원 연구팀의 결과는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 2023년 12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화학연 제공

만성염증 환자의 염증을 분석하고 치료제의 효능을 확인할 수 있는 생체모사 장기칩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은 이성균 의약바이오연구본부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면역세포가 혈관벽을 뚫고 염증 부위로 이동하는 현상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생체모사 장기칩'을 개발해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의 표지논문으로 게재했다고 15일 밝혔다.

장기칩(Organ-on-a-chip) 기술은 인체 유래 세포를 동전 크기 칩 안에서 3차원 구조로 배양해 인체 장기와 조직을 모방하는 기술이다. 신약의 효능과 독성을 평가할 때 동물실험 대신 활용할 수 있어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인체의 선천성 면역세포 중 하나인 호중구가 혈관벽을 뚫고 염증 부위로 이동하는 '화학주성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장기칩을 개발했다. 화학주성 현상은 세포가 화학 유인물질을 감지해 이동하는 성질이다. 호중구 같은 염증 면역세포는 염증 발생을 감지해 그곳으로 이동한다.

장기칩은 별도의 반도체 공정없이 3D 프린팅만으로 설계·제작됐다. 기존 공정으로 제작된 장기칩은 채널과 채널 사이에 물리적 미세 구조가 형성돼 있어 세포의 단층 구조나 조직·장기 간 촘촘한 접합부를 형성하는 데 적합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물리적 미세 구조가 없는 장기칩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장기칩에 만성염증의 하나인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질환 환자의 혈장을 주입해 호중구가 혈관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 살펴봤다. 염증 화학물질에 의해 유인된 호중구는 혈관벽에 붙었다가 혈관 너머 폐포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염증 조직을 과도하게 자극해 질병을 악화시켰다. 

이어 호중구의 화학주성현상을 막는 수용체 'CXCR2'를 억제할 수 있는 임상 약물 2종과 효과가 알려지지 않은 비임상 약물 1종을 장기칩 모델에 투여해 효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임상 약물이 비임상 약물보다 더 나은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장기칩 모델에 약물을 적용한 결과는 기존 임상 결과와 유사했다.

연구팀은 "염증부위로 이동한 면역세포의 수, 이동거리, 시간 등을 분석해 환자의 염증 반응 정도를 분석하는데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동물실험을 대체해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는 등 새로운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개발한 기술을 기초 의생명과학에 활용할 뿐만 아니라 후속 연구로 더욱 발전시켜 신약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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