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중 9곳 ‘예비범법자’… “중대재해법 시행은 폐업하란 뜻”

박지웅 기자 2024. 1. 15. 11: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업장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는 27일부터는 근로자 50인 미만(5∼49인) 사업장까지 전면 적용되는 데 대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영세업체 폐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15일 정부 및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1년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듬해 1월 27일부터 시행됐지만,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중소사업장에 대해서는 2년간 시행을 유예해 오는 27일부터 적용된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27일 ‘50人 미만 중처법’ 적용
1053곳 조사결과 94% 준비안돼
업체 “외국인 인력도 못 구하는데
안전관리인까지 채용 쉽지 않아”
민생현장간담회서 답답함 토로
고용부장관, 적용 유예연장 촉구
장관-中企대표 간담회 오영주(왼쪽 두 번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5일 오전 인천 서구 지식산업센터에서 열린 중소기업계 민생 현장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오는 27일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앞두고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문호남 기자

사업장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는 27일부터는 근로자 50인 미만(5∼49인) 사업장까지 전면 적용되는 데 대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영세업체 폐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사업장의 존립을 흔들 만큼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회에 2년 추가 유예를 골자로 한 관련 법 개정을 촉구했다. 경영계 조사 결과, 83만여 50인 미만 기업 가운데 10곳 중 9곳은 여전히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나타난 만큼, 법안이 시행되면 중소기업들이 즉각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정부 및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1년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듬해 1월 27일부터 시행됐지만,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중소사업장에 대해서는 2년간 시행을 유예해 오는 27일부터 적용된다.

이날 중소벤처기업부와 고용노동부의 민생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체 대표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12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라는 호소가 이어졌다. 전기공사를 수행하는 업체 대표 A 씨는 “제조업과 달리 짧은 공사 기간 내에 바쁘게 돌아가는 소규모 공사장에서 대기업도 지키기 쉽지 않은 모든 의무를 이행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경기 안산시에서 중소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B 씨는 “지방 중소기업은 요즘 외국인 인력마저 구하기 힘든 상황인데 안전관리인까지 채용하라는 건 사실상 폐업하라는 뜻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에서 표면처리업체를 운영하는 C 씨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임박했는데 열악한 현장 여건으로 준비를 다 못한 상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50인 미만 1053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4%가 법에 대한 준비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2곳 중 1곳은 안전보건 업무를 수행할 인력조차 배치하지 못한 상태였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확대되면 종사자가 5명 이상인 동네 음식점이나 빵집 사장님도 대상이 된다”며 “대표가 영업, 생산, 총무 등 1인 다(多)역을 하는 50인 미만 기업들은 전문 인력과 예산 부족 등으로 아직 법 대응 준비가 되지 않은 곳이 많은데, 50인 미만 기업은 충분히 준비한 다음에 시행해도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난해 9월 7일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중소기업의 절박한 호소가 지속되고 있지만 국회에서 개정안이 한 번도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며 “시일이 촉박한 만큼 여야가 보다 적극적으로 개정안을 논의하고 신속히 처리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은 추가 적용 유예를 추진하고 있지만, 거대 야당의 반대로 국회의 높은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국회에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법 적용을 2년 추가로 유예하는 개정안이 발의돼 있으나, 지난해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