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보다 41만원 비싸" 이통사 중간요금제 착시와 상술 [視리즈]

강서구 기자 2024. 1. 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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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커버스토리 視리즈
이통3사 중간요금제 중간점검➌
중간요금제 vs 알뜰폰 통신비 
갈수록 늘어나는 가계 통신비
이통사 중간요금제 출시했지만
가계통신비 부담 줄었는지 의문
통신비 절감 알뜰폰이 유리해
30GB 요금제 24개월 사용 시
이통3사 대비 41만원 저렴해

값비싼 5G 요금제가 보편화하면서 통신비가 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가 이동통신3사를 압박해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중간요금제가 가계의 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이다. 통신비 지출이 되레 늘고 있어서다. 통신비를 줄이려면 알뜰폰을 쓰는 게 더 낫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더스쿠프가 이통3사 중간요금제와 알뜰폰 요금제의 24개월 통신비를 비교해 봤다.

통신비를 아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이다.[사진=연합뉴스] 

13만원. 2023년 3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월평균 통신비다. 2020년 11만9775원에서 8.5% 증가했다. 값비싼 5G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게 통신비가 불어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물가 국면에서 '통신비 부담' 논란까지 확산하자 이동통신3사는 부랴부랴 중간요금제를 선보였다. 문제는 중간요금제를 도입했는데도 통신비가 되레 늘어났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9만9000원이었던 통신서비스 비용은 지난해 3분기 10만원으로 되레 증가했다. 국내 이통3사가 2022년 7월 중간요금제를 처음 출시했다는 걸 감안하면 통신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참고: 통신서비스 비용은 일반전화요금·이동전화요금·인터넷 이용료 등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중간요금제는 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걸까.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통신비 절감의 또다른 대안으로 떠오른 알뜰폰 요금제와 비교해봤다. 비교에 사용한 휴대전화는 출고가가 190만원인 애플의 아이폰15 프로맥스(256GB)다.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이통3사와 알뜰폰 중 어느 곳이 더 유리한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데이터양은 이통3사가 출시한 중간요금제를 기준으로 삼았다. 휴대전화 단말기는 공시지원금이나 통신요금할인을 받기 위해 이통사에서 구입하는 걸로 했다. 개통 시 적용하는 할인은 공시지원금과 통신요금할인 중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는 방법을 선택했다.

알뜰폰 요금제는 비교사이트를 활용했고, 3~7개월 요금을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 상품은 제외했다. 아이폰15 프로맥스는 오픈마켓 중 가격이 비교적 싸고(181만원), 무이자 할부기간이 가장 긴 것(22개월)을 선택했다(1월 10일 기준). 휴대전화를 따로 구입한 후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는 '자급제'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렇다면 휴대전화 구입 후 24개월을 쓴다고 가정했을 때, 이통3사 중간요금제와 알뜰폰 중 더 저렴한 건 무엇이었을까. 무선데이터 제공량을 기준으로 살펴봤다.

■ 30GB 요금제 = 이통3사가 무선데이터 30GB를 제공하는 중간요금제의 가격은 6만1000~6만2000원이었다. 이통3사별로 큰 차이는 없었다. 공시지원금과 요금할인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통3사 중 통신비가 가장 싼 곳은 LG유플러스였다. 31GB를 제공하는 '5G 심플+(6만1000원)'를 선택하면 37만8350원의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24개월 동안 월 6만7010원의 휴대전화 할부금이 발생한다. 여기에 통신요금 6만1000원을 합하면 매월 12만8010원을 통신비로 써야 한다. 24개월을 사용하면 307만2240원의 통신비가 발생한다. 24개월에 310만8456원이 드는 KT보다는 3만6216원, SK텔레콤과 비교하면 3만288원 싸다. 이통3사 평균은 309만4408원이었다.

알뜰폰 요금제는 어떨까. 같은 용량을 제공하는 알뜰폰 요금제는 3만6650~4만1700원으로 더 다양했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U+유모바일의 요금제였다. 데이터 31GB 제공하는 이 요금제의 가격은 월 3만6650원이다.

앞서 언급했던 방식으로 아이폰15 프로맥스를 구입하면 181만원(무이자할부 22개월)의 휴대전화 구입비용이 든다. 이렇게 24개월을 사용하면 통신비는 총 268만96 00원(3만6650원×24+181만원)이다. 이통3사 평균 통신비(309만4408원)보다 40만4808원 더 저렴하다.

|가장 비싼 KT(310만8456원)와 비교하면 알뜰폰이 41만8856원 싸다. 이는 이통3사에서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를 감안해도 남는 장사다. 한국소비자원이 2017년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멤버십 포인트의 59.7%는 사용하지 못하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 100GB 이상 요금제 = 흥미로운 점은 데이터양이 많아질수록 이통3사와 알뜰폰의 통신비 차이가 커졌다는 점이다. 데이터양 100GB의 중간요금제를 사용할 때 KT는 월 13만5519원, LG유플러스는 13만1690원, SK텔레콤은 13만5499원의 통신비가 발생했다. 이를 24개월로 계산하면 KT는 325만2456원,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각각 316만560원, 325만1970원을 지출한다. 반면,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면 휴대전화 구입비를 포함해 281만3200~299만800원 수준이었다.

공시지원금을 받든 통신요금할인을 받든 자급제로 휴대전화를 구입해 알뜰폰 요금제를 쓰는 게 이통3사의 중간요금제를 쓰는 것보다 더 합리적인 방안이란 얘기다. 자급제로 구매한 휴대전화에 LTE 요금제를 사용하면 통신비를 더 많이 줄일 수 있다.

이통3사가 중간요금제를 내놓았지만 가계 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이다.[사진=뉴시스] 

이는 요금제의 차이도 있겠지만 소비자가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할부수수료에서도 발생한다. 일례로 아이폰15 프로맥스의 출고가는 190만원이다. 이를 이통3사에서 24개월 할부로 개통한다고 가정해 보자. 공시지원금이 아닌 요금할인을 받으면 휴대전화 가격 190만원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24개월 할부로 계산할 때 연 5.9% 할부수수료가 붙는다는 점이다. 할부수수료를 더하면 휴대전화 가격은 190만원이 아닌 212만4200원이 된다. 공시지원금이나 요금할인의 효과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휴대전화 할부수수료에는 단말기 대금 보증 보험료와 할부채권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이통3사가 선심 쓰듯 휴대전화 대금을 6~48개월로 나눠 낼 수 있도록 했지만 거기에 드는 비용은 다 챙겼다는 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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