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긴장 지속과 ‘원칙 외교’ 중요성[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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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의 대리전으로 간주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대만 총통선거와 입법위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결국, 대만 독립 성향을 강조하는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40%의 저조한 득표율로 총통에 당선됐다.
결과적으로 대만 유권자들은 민진당 후보를 4년 임기의 총통으로 선출했지만, 의회는 누구에게도 과반을 주지 않으면서 국민당을 제1당으로 만들었고, 민중당에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주는 절묘한 견제와 균형을 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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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의 대리전으로 간주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대만 총통선거와 입법위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결국, 대만 독립 성향을 강조하는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40%의 저조한 득표율로 총통에 당선됐다. 제2, 3당의 후보 단일화 실패가 가장 결정적 이유지만, 민진당은 지난 8년간에 이어 총 12년 천하를 열었다.
대만 유권자들은 미·중 대리전보다는 민생 문제와 8년 주기의 정권교체에 관심이 더 많다. 그러나 야당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고 3자 구도가 고착되면서 지지자 중심의 단순 표 싸움이 됐고, 20∼40대 젊은 층은 중도 노선을 표방한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 많은 부동층이 기권하면서 정권 탈환을 노리던 국민당은 역전에 실패했고, 투표율은 사상 두 번째로 낮은 71%대에 그쳤다.
이번 선거는 총통·부총통과 입법위원 선출 및 비례대표 선발을 위한 정당 투표가 동시에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대만 유권자들은 민진당 후보를 4년 임기의 총통으로 선출했지만, 의회는 누구에게도 과반을 주지 않으면서 국민당을 제1당으로 만들었고, 민중당에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주는 절묘한 견제와 균형을 시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극심한 국론 분열이 고착화했고, 이는 미래 대만 정치에 많은 숙제를 안겨줬다.
라이칭더는 불과 40% 득표로 제2당으로 전락한 민진당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여소야대에 따른 마찰이 불가피해졌다. 또, 중국이 급진적 독립주의자로 분류하면서 향후 양안 관계의 파고도 높아질 것이다. 유권자의 60%가 정권교체를 열망했는데도 낙선한 국민당 허우유이(候友宜) 후보는 고집스럽고 노쇠했다는 탄식을 들었다. 현실과 괴리된 정치적 호소만으론 지지를 얻을 수 없음을 웅변한다. 자신이 총통 후보가 돼야 한다며 단일화를 거부한 커원저도 3위에 그쳐 그 명분을 잃고, 비례대표 입법위원 8석으로 3당 체제 정립엔 성공했지만 정치적 신의는 도마에 올랐다.
중국은 라이칭더의 당선이 대만의 민의를 대표하는 건 아니라면서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중국과의 갈등 관리에 나섰다. 중국도 단순히 라이칭더의 당선 사실만으로 당장 압박 정책을 강화하긴 어렵겠지만, 기본적으로 기존의 압박 수위를 낮추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양안 간 긴장은 자연스럽게 미·중 갈등을 키우는 핵심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대만과 대만해협의 안전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일단 양안 갈등의 확대는 미·중 관계의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당연히 북핵 위협에 시달리는 한반도 정세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듯한 상황이 빚어질 수 있고, 한·중 관계 개선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중 갈등의 핵심 현장인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은 통상(通商) 국가 대한민국의 물동량 45%를 담당하는 주요 해상교통로(SLOC)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가 ‘어느 일방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 반대’라는 국제주의 차원의 원칙을 강조하는 건 당연하다. 국내외에서 분명한 태도와 철저한 자기 정비를 해야 진정한 글로벌 중추국으로 비상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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