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사막서 미래車 ‘극한 담금질’

2024. 1. 1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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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캘리포니아시티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모하비 주행시험장(이하 모하비 주행시험장)'을 찾았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가 열렸던 라스베이거스에서 자동차로 3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승엽 현대자동차그룹 미국기술연구소 부소장(상무)은 "현대차그룹이 모하비 주행시험장을 갖추면서 북미 지역에서 다양한 신기술과 조건들을 수시로 테스트할 수 있는 이점이 생겼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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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모하비 주행시험장을 가다
전기차 열관리·냉각 성능시험 등
총 12개 시험로서 다양한 테스트
현대차·기아 자동차들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시티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오프로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숨을 들이쉴 때마다 목이 턱 막혔다. 연평균 기온은 39℃, 사람이 살기엔 혹독한 환경이다. 그러나 차량의 ‘극한 성능’을 테스트하기엔 최적의 장소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캘리포니아시티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모하비 주행시험장(이하 모하비 주행시험장)’을 찾았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가 열렸던 라스베이거스에서 자동차로 3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북미에서 ‘가장 건조하다’는 데스밸리와 모하비 사막에 인접한 장소로, 혹독한 자연환경만큼이나 엄격한 주행코스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북미 출시 모델이라면 이곳을 꼭 거쳐야만 한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의 면적은 약 1770만㎡(약 535만평)다. 영암 F1서킷 면적의 9.5배,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한다. 규모가 가장 큰 ‘고속주회로’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총 12개 시험로가 있고, 모든 시험로를 연장하면 길이가 61㎞에 달한다. 연간 300여 대의 시험 차량 테스트가 현장에서 이뤄진다.

취재단이 방문한 날에도 거친 환경 테스트에서 나오는 다양한 종류의 굉음들이 현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승엽 현대자동차그룹 미국기술연구소 부소장(상무)은 “현대차그룹이 모하비 주행시험장을 갖추면서 북미 지역에서 다양한 신기술과 조건들을 수시로 테스트할 수 있는 이점이 생겼다”고 소개했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일반적인 평가는 크게 네 갈래다. ▷승차감, 제동성능, 소음, 진동을 다루는 ‘현지적합성 시험’ ▷제동거리, 사고회피 속도 등 미국 법규 충족 여부를 다루는 ‘북미법규 시험’ ▷노면 상태에 따른 차량 상태를 평가하는 ‘내구시험’ ▷혹서의 환경에서 부품의 파손 정도를 측정하는 ‘재료환경 시험’ 등이다. 여기에 최신 트렌드에 맞게 새로운 테스트도 추가되는 경우도 많다.

현장에서는 ‘위장막을 씌운 신형 전기차’, 먼지가 묻은 ‘신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 자동차가 테스트를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LA에서도 차로 약 2시간 거리로 가까워, 대도시에 가져온 다양한 차를 곧바로 테스트할 수 있다.

강희진 모하비 주행시험장 HATCI차량시험개발실 책임연구원은 “모하비 주행 시험장은 예전에는 내연기관 위주의 혹서내구 테스트가 주된 프로그램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차량을 테스트하는 장소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차 테스트에서 모하비 주행시험장이 가지는 비중은 상당하다. 내연기관차 대비 300㎏ 이상 무거운 전기차는 서스펜션과 타이어, 차체 등에 가해지는 하중을 단단하게 버틸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주행시험장의 뜨거운 지표면은 전기차의 내구도를 평가할 최적의 조건이라는 평가다.

더위를 이겨내는 시험인 ‘전기차 열관리·냉각 성능시험’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트레일러 견인이나 등판, 고속주행, 와인딩 등 부하가 많이 발생하는 가혹한 주행 조건에서 모터나 배터리 시스템에 과도한 열이 발생하지 않는 지 확인한다.

현대차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N 역시 모하비 주행시험장을 거쳐 탄생했다. 고성능 전기차답게 가혹한 주행환경에서 배터리 온도가 60℃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숙제였다. 혹독한 테스트를 반복한 끝에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와 주행 성능 극대화 등 전반에서 성과를 거뒀다.

주행시험장 내 ‘장등판 시험로’는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연구시설을 통틀어 오직 모하비 시험장에만 있는 시설이다. 캘리포니아시티=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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