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금리 인하 없다"…5%대 이자에 중소기업 부담 가중

<사진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에나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이 당분간 가중될 전망이다.

15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평균 5.42%로 전월보다 0.07%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2월(5.45%)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2022년 10월(5.49%) 이후 14개월 연속 5%대 선을 웃돌았다. 평균 5% 이상의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된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해 이전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5% 선을 넘은 것은 2013년 3월(5.02%)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하락세로 전환해 코로나 초기인 2020년 4월(2.86%)엔 2%대로 하락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코로나 이후 완만한 오름세를 나타내다 2022년 10월(5.49%) 5%대로 급등한 뒤 5%대 중반 수준에서 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금리가 5% 이상인 비중은 64.6%에 달한다. 이 비중이 과반을 넘긴 것도 2022년 10월 이후 14개월 연속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비중은 대출금리가 급등하기 전인 2년 전(3.8%)의 17배에 이르면서, 중소기업의 대출 부담이 그만큼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1003조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었다. 같은 해 12월 말에는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기업의 연말 대출 상환 등으로 일시적으로 소폭 감소해 99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상반기 내 인하 기대감이 꺾임에 따라 고금리 기조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현 3.50%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둔화세를 보여온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12월 3.4%로 반등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월 금리 인하 기대도 약해지고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분간 고금리 상태가 지속되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2분기 이후 고전할 수 있어 시장 상황을 진지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