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도 몰랐던 '한미약품·OCI 통합'…급한 사정 있었나?
'5000억 상속세' 재원 마련에 숨통
임주현 사장으로 후계 구도 공고히
장남 반발…경영권 분쟁 불씨 남아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한미약품그룹이 에너지소재 전문 OCI와 지분 맞교환으로 통합 법인을 추진하면서 고 임성기 회장 별세 후 최대 고민거리였던 상속세 납부 해소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와 소재·에너지 전문 OCI그룹은 지난 12일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그룹간 통합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OCI그룹의 지주회사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지분 27%를 7703억원에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내용이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OCI홀딩스가 통합 지주사가 되고 한미사이언스는 제약바이오 자회사를 거느리는 중간 지주사가 된다. 향후 OCI홀딩스는 각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OCI의 이우현 회장과 한미 임주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5000억 상속세 재원 마련 숨통
지난 2020년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별세 이후 5000억원이 넘는 상속세는 오너 일가의 숙제였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한미약품은 지난해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와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약 32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확보하는 대신 주식 동반매각요구권을 확보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거래에 참여하기로 한 새마을금고가 부실 논란으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을 겪으며 투자를 철회했다.
이번 통합 계약으로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7703억원에 취득한다. 이 중 일부를 현금으로 확보하게 되므로, 오너 일가는 상속세 마련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임주현 사장으로 후계구도 방향 공고히
지난해 7월 새로운 50년 전략을 짜던 한미사이언스가 전략기획실장으로 임주현 사장을 선임하면서 가닥을 잡았던 후계구도는 이번 통합을 통해 공고해질 전망이다.
다만,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남아 있다.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통합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면서다. 임 사장은 지난 13일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게시했다.
임종윤 사장의 한 측근은 "(임 사장이) 회사의 주주와 임직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의 중대한 사항이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합병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국내 신약 개발을 리드하던 한미약품의 정체성이 과연 보존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은 고 임성기 창업주의 3남매 중 장남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9.91%를 갖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의 성장을 이끌며 한미사이언스 대표까지 지냈지만 2022년 3월 대표직에서 내려온 후, 현재 바이오 회사 디엑스앤브이엑스 최대주주이자 코리그룹 회장으로 있다.
임종윤 사장의 반발에 대해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 임 사장과 만나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여동생인 임주현 사장은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0.2%, 송 회장은 11.66%를 갖고 있다. 차남인 임종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0.56%를 갖고 있다. 창업주의 고교 후배로, 경영진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1.52%)이 어느 편에 설지도 향후 통합 과정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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