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당근 200톤 매입 `제주 농가 돕기`

고객이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베즐리' 무역센터점에서 제주산 당근이 사용된 '제주 당근 케이크'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은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부터 제주산 왕 당근 200톤을 매입하고 계열사를 통해 당근 소비 촉진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대형 태풍이 모두 제주를 비껴가며 당근 수확량이 전년 대비 85%가량 급증하면서 이 지역 당근 농가들은 '풍년의 역설'을 겪고 있는상황이다.

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은 당근 소비량은 일정한데 생산량이 급증하면 농가의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소비를 촉진해 수요와 공급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로 대량 매입에 나섰다.

이번에 매입하는 양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의 월평균 사용량의 두배 수준이다.

우선 현대그린푸드에서는 단체급식에서 당근 사용을 늘려갈 계획이다. '당근라페 두부면 월남쌈', '당근퓨레를 곁들인 오리스테이크' 등 당근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고객사에 제안해 소비를 늘리기로 했다.

또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식음료 브랜드 '베즐리', '조앤더주스' 등을 통해서도 당근 케이크와 당근주스 등 당근 메뉴를 개발해 선보인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안정적인 식자재 수급을 위해 국내산과 수입산을 병행해 사용해 왔는데 앞으로 3개월간은 수입산 비중을 대폭 낮추고 제주산 당근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당근 소비 촉진 행사에 나선다. 오는 18일까지 경인, 충청 지역 12개 매장의 식품관에서 제주산 왕 당근을 지난해 1월 평균가보다 55% 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 백화점 우수고객 라운지에서도 당근 디저트를 제공해 소비를 촉진할 방침이다.

또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 '쇼라'를 통해 제주 당근 산지 라이브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복지 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2500여개 고객사 300만명 임직원을 대상으로 당근 할인기획전을 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4년부터 농가를 지원해 오고 있다. 2014년에는 과잉 생산으로 값이 폭락한 양파 800톤을 매입해 대만에 수출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로 화천 산천어 축제가 취소되자 축제용 산천어 2.4톤을 매입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식자재 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상생 활동을 지속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