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보험' 새 먹거리 되나…생·손보 격돌
제3보험 연평균 성장률 7.0%
생보사 "주력상품 종신보험 한계…건강보험 관심 커질 것"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제3보험 시장이 올해 보험업계 격전지로 떠올랐다. 생명보험사 상위 3곳(삼성·한화·교보생명)을 비롯한 중소 생보사들은 올해 첫 신상품으로 제3보험인 건강보험을 출시하는 등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기존 손해보험사들이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제3보험 시장에 생보사들이 뛰어들면서 올해 생보사와 손보사 간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1'을 출시했다. 고객이 필요한 보장만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상품으로 삼성생명 상품 중 가장 많은 144개의 특약이 신설됐다.
한화생명 역시 'The H 건강보험'을 선보였다. 암·뇌·심장 등 주요 질병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면서 보험료는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교보생명도 '교보통큰암보험(무배당)'을 시장에 내놨다. 교보통큰암보험은 주계약을 통해 암 진단, 입원·통원 등 암 특화 보장이 가능하다.
신한라이프도 개인 보장 요건에 따라 100여 개의 특약을 선택할 수 있는 '신한 통합건강보장보험 원'을 출시했다. 동양생명은 수술치료보험을 내놨다.
생보사들이 올해 첫 신상품으로 제3보험인 건강보험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제3보험에도 관심이 모인다. 제3보험은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를 당했을 때 또는 질병이나 상해가 원인이 되어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생명·손해보험의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어 제3보험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람의 신체를 보험의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생명보험에 해당하지만 비용손해와 의료비 등 실손보상적 급부를 보상한다는 점에서는 손해보험의 성격을 지닌다.
지난 1962년 보험업법 제정 당시 생보사와 손보사의 겸영은 금지됐다. 이는 한국 보험업법이 지난 1900년에 동일회사 내 생 손보 병행 금지를 규정한 일본 보험업법의 영향을 받아 제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1971년 상해보험을 시작으로 1978년 질병보험에 대해 단계적으로 겸염을 허용했고, 지난 2003년 8월 보험업법을 개정해 제3보험을 규정하면서 생보사와 손보사의 겸영을 사실상 허용했다.
최근 생보사들이 제3보험 시장 공략에 나선 이유는 미래 주 고객인 젊은 세대들이 상해나 질병에 대비해 주는 건강보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다. 또 지난해부터 적용된 새 회계제도(IFRS17)에서는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이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기 좋다. CSM은 보험 계약에서 예상되는 미래 현재 가치로 바꾼 것이다. 보험사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중요 지표다.
종신보험 등 주력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점도 이유로 꼽힌다. 저출산·고령화로 신규 가입 수요는 점점 줄어드는 데다 1인, 맞벌이 가구 증가로 종신보험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 시장이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보장을 강화해 한층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라며 "특히 젊은 층 중심으로 종신보다 건강, 질병보장을 생각하는 흐름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보사 자체적인 고객, 종신 등 경쟁력을 지니고 있어 점유율에 관계 없이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이라며 "건강보장 쪽은 갈수록 그 규모나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제3보험 시장에서 손보사와 생보사의 격차는 크게 벌어진 상태다.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제3보험시장의 경쟁 구도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제3보험 연평균 성장률은 7.0%로, 손해보험사가 13.7%, 생명보험사가 1.4%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2022년 제3보험 시장에서 손보사의 점유율은 71.3%로 생보사의 점유율인 28.7%보다 42.6%포인트 높았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 선도를 위해서는 질병 발생 추이 분석을 기초로 새로운 위험 요인을 발굴하고 상해와 질병 위험에 취약한 계층에 대한 탐색, 효과적인 소비자 접점 확보를 위한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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