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와 합치려는 한미약품, 장남 반발에 '母子의 난' 조짐

에너지 기업 OCI그룹과 제약 기업 한미약품그룹이 통합한다.

그러나 통합을 놓고 한미그룹 오너 일가 내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통합 지주회사를 만들어 통합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OCI 홀딩스가 7703억원을 투입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인수하고 한미약품 그룹의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실장은 OCI지분 10.4%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OCI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임 실장이 오르게 된다. 또한 OCI홀딩스도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가 된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OCI홀딩스가 통합 지주사가 되고, 통합 지주사의 1대 주주는 임주현 실장"이라며 "이후 한미약품그룹은 임 실장이, OCI그룹은 이우현OCI홀딩스 회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과 전격 통합을 선언한 것은 5500억원에 이르는 상속세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약품 그룹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으로부터 회사를 상속받으면서 부과된 세금 납부를 위해 회사 지분을 매각한 셈이다.

문제는 송 회장이 딸과 함께 통합을 추진했지만 장남이 통합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송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지난 13일 SNS를 통해 "이번 통합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떤 고지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 1분기 안에 투자자를 물색해 지분 획득에 나설 방침임을 시사했다.

통합 이후 임 사장의 하미사이언스 지분은 11%로, OCI홀딩스 27%와는 크게 차이 나게 된다.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그룹은 "임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며 통합에 관여할 자격이 없음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임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만나 이번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이번 통합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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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기범 기자 hop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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