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그룹, 풍년에 값 낮아진 제주 당근 대량매입

황동건 기자 2024. 1. 1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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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부터 '왕 당근' 200톤을 매입한다고 15일 밝혔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국내산과 수입산 당근을 병행해 사용해 왔지만 향후 3개월간 수입산의 비중을 대폭 낮추고 제주산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제주산 당근을 대량 매입하는 건 지난해 이 지역 생산량이 예측치를 크게 상회하며 '풍년의 역설'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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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 월평균 사용량 2배 규모
'풍년의역설' 상황 농가 상생한단 취지
모델이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베즐리’ 서울 무역센터점에서 제주산 당근이 들어간 케이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백화점그룹
[서울경제]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부터 ‘왕 당근’ 200톤을 매입한다고 15일 밝혔다. 매입 규모는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453340) 월평균 사용량의 두 배에 달한다. 그룹 측은 백화점·홈쇼핑·그린푸드·이지웰 등 주요 계열사의 유통 역량을 활용해 당근 소비 촉진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매입하는 당근은 유기물 함량이 높은 제주도 구좌읍 화산회토에서 수확됐다. 높은 당도와 진한 향이 특징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국내산과 수입산 당근을 병행해 사용해 왔지만 향후 3개월간 수입산의 비중을 대폭 낮추고 제주산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제주산 당근을 대량 매입하는 건 지난해 이 지역 생산량이 예측치를 크게 상회하며 ‘풍년의 역설’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태풍들이 모두 제주도를 빗겨가자 당근 작황이 개선됐다. 그런데 이 정도가 지나쳐 수확량이 직전 연도보다 85%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소비량은 일정한 탓에 오히려 농가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룹은 먼저 현대그린푸드의 주력 사업인 단체급식 분야에서 당근 사용을 늘리기로 했다. ‘당근라페 두부면 월남쌈’ 등 글로벌 메뉴를 개발해 고객사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식음료(F&B) 브랜드를 통해서도 제주산 당근을 활용한 메뉴가 확대될 예정이다. 오는 18일부터 3월까지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베즐리’에선 제주 당근 케이크를 한정 판매한다.

계열사 유통망도 적극 활용해 관련 소비를 촉진한다. 백화점은 상생 행사를 연다. 오는 18일까지 경인·충청 지역 12개 점포 식품관에서 ‘농가돕기 상생 특가전’을 열고 제주 왕 당근을 할인한다. 우수고객용 라운지에서도 제주산 당근을 활용한 디저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 ‘쇼라’를 통해 ‘제주 당근 산지라이브’ 진행을 검토 중이다. 현대이지웰은 2500여 개 고객사의 약 300만명 임직원을 대상으로 ‘당근 할인 기획전’을 연다.

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005440) 관계자는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식자재 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상생 활동을 지속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농가와의 상생 활동에 나선 건 지난 2014년부터다. 그해 양파 가격이 크게 낮아지자 과잉 생산분 800톤을 전량 매입해 대만에 수출한 바 있다. 2019년에는 이상고온으로 전남 무안의 양파와 충남 서산의 감자 가격이 폭락하자 전국 백화점 식품관에서 ‘양파·감자 무제한 담기’ 행사를 열며 농가를 지원했다. 2021년에도 화천 산천어 축제가 취소되자 2.4톤 가량을 사들였다.

현대그린푸드 바이어와 구좌농협유통센터 직원이 제주도 한 농가에서 당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백화점그룹
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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