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외인 트리오인데 겨우 50억? LG 대항마 뜬다…MVP, 15승, 무패투수의 합체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역대급 외국인 트리오의 완성이다.
15승 좌완특급에 무패 투수, 그리고 돌아온 MVP까지.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 아쉽게 패퇴했던 KT 위즈는 올해 '역대급 외국인 트리오'를 앞세워 다시 한번 정상 정복에 도전한다.
올해도 KT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그 어느 팀과 견줘도 손색 없는 외국인선수 라인업을 갖췄기 때문이다.
KT는 일찌감치 외국인선수 구성을 마쳤다. 지난 해 15승을 거둔 좌완투수 웨스 벤자민과 12승을 챙기면서 단 1패도 기록하지 않은 윌리엄 쿠에바스, 그리고 KBO 리그 MVP 출신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돌아오면서 KT의 외국인선수 라인업은 한층 더 탄탄해졌다.
KT가 벤자민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22년 5월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던 쿠에바스를 대신해 영입한 선수가 벤자민이었다. 쿠에바스의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KT도 칼을 빼들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KT의 선택은 정확했다. 벤자민은 17경기에 등판해 96⅔이닝을 던져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면서 KBO 리그에 연착륙했고 KT는 별다른 고민 없이 벤자민과 재계약 방침을 굳혔다.
지난 해 KT의 개막전 선발투수는 벤자민이었다. KT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던 벤자민에게 '에이스'의 역할을 맡겼다. 벤자민은 4월에는 2승 2패 평균자책점 5.60으로 주춤했으나 이후 점차 나아지는 투구를 보여줬고 특히 7월에는 4승 평균자책점 1.67로 특급 활약을 펼쳤다. 지난 정규시즌에서 29경기에 등판해 160이닝을 던져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로 맹활약한 벤자민은 또 한번 재계약에 성공, 올해도 KT의 일원이 됐다.
벤자민과 함께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하는 선수는 바로 쿠에바스. 쿠에바스는 올해로 KBO 리그 6년차를 맞는 장수 외국인선수다. 2019년 KT에 입단해 30경기에서 184이닝을 던져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62, 2020년 27경기에서 158이닝을 던져 10승 8패 평균자책점 4.10, 2021년 23경기에서 133⅓이닝을 투구해 9승 5패 평균자책점 4.12로 꾸준한 모습을 이어간 쿠에바스는 특히 2021년 정규시즌 우승을 놓고 다툰 삼성과의 타이브레이커 결정전에서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가는 결정적인 호투를 펼쳤다.
비록 2022시즌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2경기만 등판하고 KT를 떠나야 했지만 지난 해 보 슐서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KT에 재입단한 쿠에바스는 18경기에서 114⅓이닝을 던져 12승 평균자책점 2.60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12승을 거두는 동안 단 1패도 허락하지 않았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지난 해 KBO 승률왕 역시 100%의 승률을 자랑한 쿠에바스의 차지였다. 어느덧 KBO 리그 통산 45승을 수확한 쿠에바스는 올해도 KT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KT는 MVP 출신 스위치 거포 로하스 주니어까지 돌아오면서 역대급 외국인 트리오 구성을 완료했다.
KT와 로하스 주니어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83경기에 나와 타율 .301 18홈런 56타점 5도루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로하스는 2018년 144경기에서 타율 .305 43홈런 114타점 18도루를 폭발하면서 KBO 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에도 142경기에 나와 타율 .322 24홈런 104타점 4도루를 남긴 로하스 주니어는 2020년 142경기에서 타율 .349 47홈런 135타점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남기면서 정규시즌 MVP까지 거머쥘 수 있었다. 홈런, 타점, 득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그는 더이상 KBO 리그에서 타자로서 이룰 것이 없었고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해 새 출발에 나섰다.
그러나 로하스 주니어는 한신에서 2시즌을 뛰면서 통산 타율 .220에 홈런 17개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지난 해에는 멕시칸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 로하스 주니어는 KT 구단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마침 KT도 앤서니 알포드를 대체할 외국인타자가 필요한 시점이라 양측의 재결합이 성사될 수 있었다.
그런데 KT가 '역대급 외국인 트리오'를 구성하면서 들인 비용은 380만 달러(약 50억원)로 400만 달러에도 미치지 않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삼성이 외국인선수 트리오인 데이비드 뷰캐넌, 호세 피렐라, 알버트 수아레즈와 재계약하면서 총액 460만 달러가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KT는 벤자민과 총액 140만 달러에 합의했고 쿠에바스와 총액 150만 달러에 사인했다. 그리고 돌아온 로하스 주니어에게 총액 90만 달러를 안겼다. 특히 로하스 주니어는 KT가 보류권을 갖고 있어 KBO 리그로 돌아오려면 무조건 KT 유니폼을 입어야 했다. KT는 로하스 주니어가 MVP 경력을 갖춘 선수이지만 냉정한 평가를 했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로하스 주니어의 간절한 마음이 더해지면서 100만 달러도 안 되는 금액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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