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업계 '최후 승자' 암스트롱…앞으로도 살아남을까?
경영도 어려워 7분기 연속 적자, ETF 승인 역풍 맞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상장 승인으로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가 '최후의 승자'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그 역시 그와 거래소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법적 시험대를 마주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인베이스 글로벌은 암스트롱이 2012년 공동 설립한 암호화폐 거래소로, 다른 거래소들이 연이어 파산하고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하는 와중에도 지금까지 살아남은 대형 디지털 자산 회사다.
미국 3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설립자 샘 뱅크먼과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 등 한때 부와 영향력을 자랑하던 암스트롱의 경쟁자들은 현재 감옥에 갇혀 있거나 유죄를 선고받은 처지다.
암스트롱은 업계 침체와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코인베이스를 계속 확장해 왔다. 가상화폐 거래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가 하면 새 제품을 출시하고, 월가 자산 운용사들과 사업 관계도 구축해왔다.
코인베이스는 SEC가 회사를 상대로 작년 6월에 제기한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오는 17일 연방법원에 요청할 예정이다. SEC는 코인베이스가 증권의 정의를 충족하는 가상화폐를 거래하면서 이를 등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인베이스의 기각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한다.
SEC는 오랫동안 대부분의 가상화폐가 주식이나 채권 같은 유가증권이라고 주장해 왔다. SEC에 등록하지 않고 일반 대중에게 증권을 판매하면 발행자는 투자자 보호법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 SEC는 코인베이스가 발행 전에 SEC에 등록했어야 하는 최소 13개의 가상화폐를 거래했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이에 대해 미국 규제 당국이 가상화폐 산업을 관리하기 위한 명확한 규칙 초안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코인베이스는 SEC가 게리 겐슬러 위원장 지휘 아래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법을 적용하는 '규제 일변도'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코인베이스 최고 법률 책임자인 폴 그루왈은 법원이 SEC의 소송 진행을 허용하면 본격 재판이 열리기 전인 2025년까지 사안을 다퉈볼 수 있다고 말했다.
SEC 집행국장으로 일했던 리사 브래간카 변호사는 "소송이 기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코인베이스는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이 유가증권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증명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베이스가 최종 패소하면 당국은 거래소의 거래와 중개, 청산 사업을 분리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는 해당 가상화폐를 상장 폐지하고 투자자들이 맡긴 가상화폐 자산에 대한 이자 지급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
미즈호 증권의 댄 돌레브 애널리스트는 이 경우 회사 매출의 약 3분의 1이 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코인베이스는 경영 상황도 어렵다.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CC데이터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최근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전체 시장 점유율도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코인베이스가 2023년 첫 3분기 동안 약 5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긴 했지만 보관 수수료 사업이 앞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물 비트코인 ETF를 제공하는 자산 운용사들 사이에 수수료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코인베이스의 사업 수익을 잠식할 수 있다.
또 거래소 대신에 증권사를 통한 현물 ETF 거래가 활성화되면 코인베이스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현물 ETF 승인 이슈로 지난해 크게 올랐다. 작년 1월 1만7천달러이던 것이 올해 초 4만5천 달러까지 올랐다가 이날 오전 '호재 소멸' 효과로 4만2천 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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