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도 사막서 혹독한 시험…현대차그룹 모하비시험장을 가다[르포]
[캘리포니아=뉴시스]유희석 기자 = 지난 11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가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벗어나 15번 고속도로를 타고 남서쪽으로 두 시간여를 달리자 황량한 모하비 사막이 끝없이 펼쳐졌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인 모하비 사막은 이날 일부 지역에 눈이 내릴 정도로 날씨가 추웠다.
다시 58번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서쪽으로 한 시간 정도를 달리자 기온이 바뀌기 시작했다. 거친 사막의 풍경은 여전했지만, 고도가 낮아지면서 초가을 날씨 정도로 따뜻해졌다. 기온뿐만 아니라 지역도 네바다주에서 캘리포니아주로 바뀌었다. 주변에도 모하비 사막을 상징하는 조슈아 트리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주 캘리포니아시티로 들어서자 고속도로변에 '현대차·기아 캘리포니아 주행시험장(이하 모하비주행시험장)' 진입도로를 알리는 커다란 표지판이 나타났다. 진입로를 따라 조금 더 달리자 거대한 모하비주행시험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2005년 완공된 모하비주행시험장의 면적은 약 1770만㎡로 서울 여의도의 2배에 달하는 광활한 규모다. 아주 높은 곳에 오르지 않는 한 시험장 전체를 한눈에 담기 어려운 넓이였다. 중국 만리장성처럼 지구 궤도를 나는 인공위성에서도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속주행·핸들링·오프로드 등 다양한 테스트 진행
미국에서도 모하비주행시험장과 비슷한 규모의 주행시험장을 갖춘 업체는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토요타 정도에 불과하다. 현대차·기아는 이곳에서 매년 300여대의 차량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들 차량의 시험주행 거리만 해도 20만㎞에 이른다.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갖춘 시험장은 고속주회로다. 총길이 10.3㎞, 직선구간 2.0㎞의 타원형 3차로 트랙으로, 경기 화성시에 있는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시험로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최대 경사각은 12%이며, 최고속도 시속 200㎞까지 주행이 가능해 고속 주행 안정성 및 각종 차량 내구 시험은 물론 최고시속 시험 등의 동력 성능 평가도 할 수 있다.
고정악로, 장등판, 오프로드 등 16개 종류의 노면을 갖춘 내구성 평가 시험로도 있다. 특히 가혹도가 심해서 모하비 시험장 내구시험로에서 1만 마일(약 1만6000㎞)을 달리면, 10만 마일을 주행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곡선구간이 쉼 없이 이어지는 4.4㎞의 핸들링시험로는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은 물론 전기차도 한계로 몰아붙여 최적의 성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다양한 비포장도로로 이뤄진 오프로드 시험로에서는 위장막이 씌워진 신형 SUV 모델과 전기차들의 시험이 한창이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제네시스 GV80 쿠페 차량을 테스트하고 있던 TCS(구동력 제어 시스템) 시험로였다. 약 1.2㎞의 길이에 다양한 경사의 모래길로 이뤄진 시험로에서는 차량의 TCS 평가를 비롯해 오프로드 주행·탈출 성능을 개발하고 있었다.
모하비 시험장 HATCI샤시열에너지성능시험팀의 이경재 책임연구원은 "비포장 시험로 외에 여러 오프로드 노면을 추가해 다양한 외부 환경 조건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며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SUV를 이곳에서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동화 추세 맞춰 테스트 강화
고전압 배터리와 모터에서 발생하는 열 관리 시스템의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해 일부터 45도 이상의 기온과 ㎡당 1000와트 이상의 일사량을 보이는 혹독한 날을 골라 집중적으로 시험한다는 것이 모하비주행시험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트레일러 견인이나 등판, 고속주행, 와인딩 등 부하가 많이 발생하는 가혹한 주행 조건을 통해 모터나 배터리 시스템에 과도한 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냉각성능을 개선하고 열관리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시험장에는 차량의 각 부품이 더위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시험하는 재료환경내구시설도 갖추고 있다. 범퍼와 헤드램프, 페인트 시편 등 외장부품은 물론 크래쉬패드 등의 내장부품까지 수많은 부품을 태양광과 태양열에 노출해 내구성을 시험을 하는 시설이다.
윤영준 HATCI내구시험팀 책임연구원은 "부품들이 진열된 판넬이 태양의 위치에 따라 움직이며 낮 동안 계속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본다"며 "다른 지역에서의 변형 시험보다 최고 30배 빠르게 내구도를 검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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