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팔갑 대표 “키즈라라, 화순의 새로운 심장으로 키울 것”

2024. 1. 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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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년 역사 화순탄광’ 폐광소식에 지역민 상실감 호소
최연소 광업소장, 군의회 의장 등 경험과 노하우 강점
윤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 지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막역
“죽으면 모두가 화장장 불꽃” 고향에 봉사한다는 마음
키즈라라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조성된 다양한 체험관에서 ‘직업’을 체험하면서 배우는 대규모 교육‧문화‧놀이시설이다

[헤럴드경제(화순)=황성철·서인주 기자] 한때 지역의 대표산업이었던 화순탄광. 광부들은 땅속에 숨어있는 석탄을 캐냈고 그걸로 아이들을 키우고 부모를 봉양했다. 석탄은 그들의 밥줄이였고 탄광의 지역경제의 심장이었다.

광부들의 월급날.

일대는 축제장으로 변했다. 돼지를 잡고 막걸리 한사발을 돌리며 자축했다. 지나가는 동네 강아지도 만원짜리 한 장 물고 다닐 정도로 인심이 좋은 시절이었다.

작년 118년의 역사를 가진 화순 탄광이 폐광됐다. 화순군민들의 피와땀이 얽힌 탄광이 역사속으로 사라지자 지역민의 상실감과 우려는 컸다. 산업기반이 약하고 마땅한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 소도시의 미래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탄광 대체산업으로 키즈라라가 화순 도곡에 문을 열었다. 아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해 지역경제와 관광산업을 키우자는 포석이다.

화순에서 나고 자란 문팔갑 키즈라라 대표가 총대를 맸다.

그는 화순에서 광산업을 하던 부친에 이어 전국 최연소 광업소장을 지닌 인물이다.

군의원, 의장 등 지역정가를 경험하며 폭넓은 인맥과 관록을 쌓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은 박주선 전 의원과는 막연한 사이다. 24년간 의리를 지키며 한자리서 보좌했다.

연초 문 대표를 만나 화순경제, 나아가 지역관광산업에 대한 전략과 혜안을 물었다.

전국 최연소 광업소장과 화순군의원, 의장 등을 역임한 문 대표는 고향발전을 위해 남은 임기는 봉사하겠다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화순탄광 등 폐광지역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어린이테마파크 ‘키즈라라’가 지난해 3월 개관했다. 올해 주요 계획과 청사진이 궁금하다.

= 키즈라라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조성된 다양한 체험관에서 ‘직업’을 체험하면서 배우는 대규모 교육‧문화‧놀이시설이다. 어렵고 딱딱한 교육도 재미있는 체험을 하면서 배우면 쉽다. 다시 말해 키즈라라는 교육, 체험, 놀이를 결합한 신개념 에듀테인먼트 공간이다. 연면적은 8,175㎡(2473평)에 달하며 30개의 직업아이템을 체험할 수 있는 ‘어린이직업체험관’과 영유아들을 위한 ‘영유아체험관’, 푸드코트, 오리엔테이션홀 등 편의시설 등이 있다.

특히 2만4000㎡(7000평)에 달하는 잔디광장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어린이직업체험관에는 소방관과 경찰관을 비롯해 유튜버, 치과의사, 은행원, 여행플래너, 아나운서 등 다양한 직업들을 체험해볼 수 있다. 각 공간은 각각의 콘셉트에 맞는 직업체험 콘텐츠로 구성됐다.

올해는 다양한 시즌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지역 업체들과의 공동마케팅을 활성화하는 등 지역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적극적 노력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또 키즈라라 브랜드의 가치 제고와 포지셔닝 전략을 통한 전략적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영업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지난해 118년 역사를 지닌 화순탄광이 폐광됐다. 지역민의 상실감과 지역경제에 대한 우려가 컸다.

▷ 키즈라라는 지난 2012년 화순군의 광산지역 석탄산업 위축이 지속되자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공적자금이 투입돼 설립됐다. 그동안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떤 노력과 역할을 해 왔나?

= 키즈라라 30여개 어린이직업체험관 각각의 체험관에는 현장운영요원인 ‘위키’들이 1명~3명씩 배치돼 있다. 70명에 달하는 위키들은 고객과 가장 접점에 위치해 일대일 고객 응대가 이뤄지는 중요 인적 자원이다. 이들은 키즈라라의 어린이 직업체험관과 영유아체험관의 고객서비스 및 안전사고 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키즈라라는 개관 시 현장운영요원의 화순지역 인력들의 대거 채용 및 양성을 통해 화순지역 인재 취업지원에 앞장섰다. 키즈라라와 화순이 함께 성장하고 더불어 많은 인력들이 화순 지역에 정착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키즈라라의 30여개 직업체험관 중 14개 체험관은 광주은행 등 향토기업 및 다양한 파트너사가 입점해 있다. 파트너사들은 지역사회 및 고객들과 가깝게 소통하는 새로운 마케팅 ‘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개관 이후에는 기관 및 기업 등과 마케팅제휴 협약을 맺고 상호 협력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동반노력 하고 있다.

키즈라라의 30여개 직업체험관 중 14개 체험관은 광주은행 등 향토기업 및 다양한 파트너사가 입점해 있다. 지역인력 채용과 경제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이다.

▷키즈라라는 한국광해관리공단, 화순군, 강원랜드 등 3개 기관이 출자한 법인인데 상호 유기적인 협력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 키즈라라 등 지역문화자원과 연계한 화순 및 전남관광 육성 전략이 궁금하다.

= 키즈라라는 2012년 폐광지역 경제진흥을 위해 한국광해광업공단 250억원, 화순군이 205억원, 강원랜드 200억원 등을 공동출자해 주식회사로 설립됐다. 우리와 주주기관은 폐광지역대체산업으로 출발한 키즈라라의 사업을 공유하고 추진사항을 함께 점검하며 미래 지속가능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작업을 정기적으로 필수적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공동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협력해 나가고 있으며 위기 극복을 위한 혁신과 공동발전 전략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소통강화를 비롯해 지역 사회 특성에 맞는 맞춤형 공헌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무리 유입이 될 만한 사업을 유치하더라도 주변 인프라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에 화순군의 역사·문화·산림 등 풍부한 관광자원의 경쟁력을 키즈라라의 사업 성공을 위한 저변 확충 및 지역 문화자원과 연계한 동반 관광 육성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키즈라라의 성공이 누구보다 절실하고,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수도권과의 접근성 및 인프라 부족으로 불확실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맞춤형 홍보와 마케팅, 산학연관 네트워킹 강화 등이 필요해 보인다.

= 118년 만에 문을 닫은 화순탄광 폐광 대체 산업으로 현재 골프장과 리조트를 포함한 복합 관광단지와 폐광 부지에 스마트팜 단지를 조성하는 ‘화순 탄광 체험형 복합관광단지’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화순군이 폐광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특화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된 점은 현 시점에서 고무적이다. 이와 더불어 키즈라라가 잘 유지돼야 지역의 일자리와 폐광지역인 화순군의 동반성장 발전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어린이 가족 교육‧문화‧놀이공간인 키즈라라의 주 고객층은 30-40대 및 여성 즉 영유아 및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족이다. 키즈라라는 주 타켓층에 맞춰 맞춤형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을 위해 기호적 가치와 상징적 가치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나갈 계획이다.

문팔갑 키즈라라 대표

▷ 비슷한 사례로 강원도 정선의 경우 강원랜드 유치 이후 고용이 늘고 지방 세수도 크게 증가했다. 벤치마킹과 양 지자체간 교류와 협력이 필요해 보이는데…

=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지역의 인구소멸은 지역이 가지고 있는 인구감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현상이다. 특히 키즈라라의 경우 주 고객층 5세~13세로 출산율과 인구감소에 대한 문제는 심각한 고객 수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국가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하고 지역 인구소멸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강원랜드의 경우 하이원리조트 내에는 호텔·콘도 등의 숙박시설과 카지노 영업장 외에도 워터월드, 곤돌라, 골프장 등의 관광 콘텐츠들이 가득하다. 호텔·콘도에는 각종 문화시설과 오락시설, 식당, 광장 등의 콘텐츠들이 추가적으로 들어서 있어 일반적인 관광일정을 즐기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키즈라라도 자생력과 키즈라라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부대사업 및 매출다각화를 위한 신규 콘텐츠 도입에 힘쓸 예정이다.

▷ 화순군의회 3선 의원과 4대 전반기 의장을 역임해서 풀뿌리 기초의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 대표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 지방의회는 시민의 대의기관이자 의결기관이다.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고 집행부에 시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때문에 지방의원들의 정치활동을 생활정치라 부르기도 한다. 키즈라라는 개관 초기, 소비수요는 감소는 물론 내적으로는 계속되어온 개장 연기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와 의욕이 저하되는 등 많은 어려움과 과제들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방의회 의원으로 오래 일했던 경험이 키즈라라의 초반 경영혁신 과정을 리드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정치란 백성의 고통을 알아야 한다.’는 고문(古文)이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경구(警句)이다. 정치는 시민들의 힘든 고통을 먼저 헤아리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기본임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문팔갑’ 하면 개인적으로 의리가 떠오른다. 특별한 철학이 있나?

= 조직에 충성하는 식의 ‘의리’는 정확하게는 의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의리에는 기본적으로 인간으로써 지켜야 할 도리와 예의를 바탕으로 깔고 있는데, 조직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과 희생을 강요하는 강제되는 의리는 의리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진정한 의리란 수직적인 상하관계이건, 수평적인 관계이건 차별을 두지 않고 항상 서로를 배려하면서 서로간에 예의와 도리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가 상생하며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그리고 나아가서 특정 관계 안에 있는 사람뿐 아니라 주변사람들까지도 함께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리라 생각한다.

▷ 박주선 국회부의장실, 수석 비서관, 20대 대통령취임 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한결같은 정치행보로 박주선 현 한국석유협회장과 같이하고 있다. 가까이서 본 박주선은?

= “100년만에 호남에서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2000년 1월부터 모셨으니 벌써 24년이 됐다. 고 김대중 대통령도 “나와 역사를 함께 쓸 사람” “영민한 사람”이라고 평가하셨는데 훌륭한 인품과 인간미가 매력적인 분이시다. 내놓을 것 없는 가난한 형편에서 사법고시에서 수석으로 합격해 성공한 분인데 따뜻한 정과 의리를 품고 있는 사나이다.

정의로운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서는 경력과 경륜이 필요하고 강한 리더십도 있어야 한다. 그 분께서 가진 능력이 저평가되고 있는게 안타깝다.

문팔갑 키즈라라 대표가 헤럴드경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기자와는 20여년의 인연이 있다. 굉장히 낙천적인데 삶의 좌우명은?

= 키즈라라 취임사에서 직원들에게도 한 이야기 인데 ‘손자병법 모공편(謨攻編)’에 상하동욕자승 이라는 말이 나온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같은 것을 바라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뜻이다. 원하고 달성하고자 하는 미래 모습을 각자의 마음에 함께 새기고 노력하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 어렸을때 부잣집 아들같은 느낌이 든다. 일명 금수저 같은데 유년시절이 궁금하다.

= 능주에서 태어났다. 6살부터 12살때까지 한천면 오음리 광산촌에서 살았다. 당시 부친이 광산업을 하셨고 택시사업과 정기화물로 사업을 확장했다. 덕분에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31살 때 광업소장으로 일하게 됐다. 아마 전국 최연소 소장이였을 것이다. 지난 95년 광부들의 추천으로 지방의회에 출마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후 지방정치 3선을 하면서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 정치하면서 돈도 많이 사라졌지만 후회는 없다. 딸만 3명인데 모두 잘살고 있다.

▷ 나이에 비해 젊고 건강하게 보인다. 평소 건강관리는?

=올해 70세인데 욕심을 버리니 마음이 편안하다. 특별한 운동은 하지 않는데 가끔 산을 찾는다. 돈, 권력, 명예는 아주 짧은 인생의 과정일 뿐이다. 사람이 죽으면 모두가 화장장 불꽃의 밥이 된다. 과욕을 버리면 스트레스를 안 받게 된다.

si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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