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선수들, 서귀포로 오라” 대한스포츠의학회-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 ‘동계훈련 지원 캠프’ 인기

김세훈 기자 2024. 1. 1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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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 트레이너들이 제주월드컵경기장에 마련된 서귀포 동계전지훈련 지원 캠프에서 학생 선수들을 치료하거나 트레이닝법을 설명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제주 서귀포에는 매년 겨울 운동 선수 3만 명이 몰린다. 온화한 날씨 속에서 시즌에 대비해 훈련하기 위함이다. 서귀포는 훈련시설, 숙박시설이 좋고 이동도 수월하다. 그런데 거기에 서귀포만의 고유한 프로그램이 더해졌다. 국내 최고 스포츠 의사들과 트레이너가 함께하는 ‘서귀포 동계전지훈련 지원 캠프’다.

지난주부터 2월 초까지 제주월드컵경기장, 서귀포 시내 운동장 4곳에서 대한스포츠의학회 전문의들과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R-KATA) 트레이너들이 캠프를 운영한다. 의사들이 무릎, 어깨, 발목, 허리 등 부위별로 선수들의 몸 상태를 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린다. 트레이너들은 의료진 진료 결과에 따라 마사지, 얼음찜질을 진행하고 테이핑, 재활 훈련법 등도 알린다. 한켠에서는 트레이너들이 선수들과 함께 밸런스 훈련, 부위별 강화 훈련을 지도한다.

한 달간 월요일 빼고는 주 6일 동안 캠프가 가동된다. 6일 동안 트레이너들이 상주한다. 주말에는 의사들이 초음파 등으로 선수들의 부상 부위를 진료한다. 협회 소속 김상훈 오산대 교수는 지난 14일 “한 달 동안 트레이너 22명, 의사 20여명이 무보수로 번갈아 재능기부를 한다”며 “많은 선수들이 찾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협회 이정필 사무총장은 “지난해에도 한 달 동안 6000명이 캠프를 찾았다”며 “올해는 8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귀포 동계전지훈련 지원 캠프는 올해로 18년째를 맞았다. 축구 선수 출신 위성곤 서귀포시 국회의원이 서귀포 전지훈련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다가 시작한 게 첫걸음이 됐다. 위 의원은 이날 직접 행사장을 방문해 “하루짜리 행사로 시작했고 도중에 왜 이런 행사를 하느냐고 불만을 제기한 사람들도 있었다”며 “한 달이지만 전문적인 치료와 관리를 받은 선수들의 밝은 얼굴을 생각하면서 캠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삼성서울병원 왕준호 정형외과 교수, 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차민석·금정섭 원장이 지난 주말 제주월드컵경기장에 마련된 ‘서귀포 동계전지훈련 지원 캠프’에서 아픈 선수들을 진료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삼성서울병원 왕준호 정형외과 교수, 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금정섭·차민석 원장이 지난 주말 진료를 진행했다. 국내 최고 무릎 전문의 왕준호 교수는 “다쳤을 때 곧바로 정확하게 진료하고 치료해야 악화를 막을 수 있다”며 “현장에서 와서 다친 선수들을 바로 치료할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11년째 캠프에 참여한 김진수 원장은 “좋은 성적을 내려면 부상 관리는 가장 중요하다”며 “참여하는 의사와 트레이너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전문 기구도 이용하는 등 프로그램이 점점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어깨 전문의 금정섭 원장은 “과거에는 다쳐도 빨리 복귀하기 위해 치료, 재활을 서둘렀다”며 “지금은 선수, 부모, 심지어 지도자조차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치료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전했다. 차민석 대표원장은 “스포츠 전문의가 현장에서 선수들을 직접 진료하니까 정확하고 과학적인 진단이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부상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오니까 치료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트레이너 회원들은 거의 전현직 프로구단, 국가대표팀 트레이너들이다. 김용일 프로야구 LG 수석 트레이닝 코치가 회장이다. 김 회장은 “학생 선수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왔다가 웃으면서 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캠프가 더 체계적으로, 더 좋은 환경 속에서 이어지도록 서귀포시와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서귀포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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