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형 고체연료 추진 극초음속 IRBM' 시험발사 성공 주장(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현혜란 기자 =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IRBM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개발해 1, 2단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지 약 두 달 만에 극초음속 미사일에 적용해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지난 14일 오후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싸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시험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미사일총국은 이번 시험 발사의 목적은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탄두부)의 활공 및 기동 비행 특성"과 "새로 개발된 다계단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의 믿음성 확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시험발사는 주변국의 안전에 그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으며 지역의 정세와는 전혀 무관하게 진행됐다"며 "강력한 무기 체계들을 개발하기 위한 정기적인 활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은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고도와 사거리 등 제원과 구체적인 기동 방식을 공개하지 않았다.
IRBM의 사거리는 3천∼5천500㎞로, 평양에서 약 1천400㎞ 떨어진 일본 오키나와 약 3천500㎞ 떨어진 괌 등이 타격권에 들어간다. 오키나와에는 미군기지가 있고, 괌에는 B-52 등 미군 전략자산이 배치됐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는 2021년 9월, 2022년 1월 5일과 11일에 이어 네 번째지만, 고체연료를 사용한 극초음속 IRBM 시험 발사는 처음이다.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고도 수십㎞로 비행하며 활공도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요격하기 쉽지 않은 무기에 속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극초음속 미사일의 기습공격 능력을 배가하기 위해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군의 요격망을 돌파해 주요 군사시설을 파괴할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신형 IRBM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IRBM을 시험 발사했으나, 곧바로 추락했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국가안보실장이던 작년 12월 3일 KBS 방송에 출연해 "얼마 전에, 한 달도 안 됐습니다만, 북한이 고체연료 IRBM을 쐈다가 실패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2021년 9월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을 처음 시험 발사했으며, 특히 발사할 때 액체연료를 담은 용기를 끼워 넣어서 사용하는 연료 계통 '앰풀화'의 안정성도 확증했다고 밝혀 고체 연료와 맞먹는 신속성 확보를 시사했다.
이어 이듬해 1월 5일과 11일 잇따라 시험 발사에 나섰다. 1월 5일 극초음속 시험발사 때는 "초기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 방위각에로 120㎞를 측면기동해 700㎞에 설정된 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해 좌우 변칙기동 기술이 적용됐음을 주장했다.
이어 11일 발사에서는 "발사된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 비행전투부가 거리 600㎞계선에서부터 활공 재도약하며 초기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점 방위각에로 240㎞ 강한 선회기동을 수행해 1천㎞ 수역의 설정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발사 후 600㎞ 지점에서 약 7m 길이의 활공비행체(HGV)가 분리되어 활강하면서 240㎞가량을 선회기동했다는 것이다. 선회기동은 요격미사일을 회피하는 활강 기동을 의미한다. 당시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700여㎞를 비행했다고 밝혔으나, 북한은 1천㎞를 비행했다며 이번 발사가 '최종 시험'이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오후 2시 55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을 1발 발사했으며, 이 미사일은 약 1천㎞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연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처음이며, 지난해 12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후 27일 만이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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