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제주 당근 농가 돕자"…200톤 매입

구서윤 2024. 1. 1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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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계열사 유통 역량 활용해 당근 소비 촉진 나설 예정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부터 ‘제주 왕 당근’ 200톤을 매입하고 계열사와 힘을 합쳐 당근 소비를 확대한다고 15일 밝혔다.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이 제주 농가 지원을 위해 매입한 제주 당근을 직원이 고객에게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지난해 제주도 당근 생산량이 예측치를 훨씬 뛰어넘게 생산되며 풍년의 역설의 상황에 놓인 당근 농가를 돕기 위해서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태풍들이 모두 제주도를 빗겨가며 제주산 당근 작황이 크게 좋아 수확량이 재작년과 비교해 85%가량 급증했다. 연간 소비량이 일정한 당근은 생산량이 늘어나면 오히려 농가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매입 규모는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의 월평균 당근 사용량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이지웰 등 주요 계열사의 유통 역량을 활용해 당근 소비 촉진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안정적인 식자재 수급을 위해 국내산과 수입산 당근을 병행해 사용해 왔는데, 향후 3개월간 수입산의 비중을 대폭 낮추고 제주산 당근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먼저 현대그린푸드의 주력 사업인 단체급식 분야에서 당근 사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당근라페 두부면 월남쌈’·‘당근퓨레를 곁들인 오리스테이크’·‘당근 뢰스티(스위스식 전 요리)’ 등 당근을 활용한 다채로운 글로벌 메뉴를 개발해 고객사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많은 고객사에서 제주 농가 지원 취지에 공감하며 당근을 활용한 메뉴 확대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고 있다”며 “고객 취향을 고려해 당근 맛이 강하게 나지 않는 ‘당근 정과’ 등 디저트 메뉴도 추가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 중인 식음료(F&B) 브랜드를 통해서도 제주산 당근을 활용한 메뉴가 확대될 예정이다. 오는 18일부터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베즐리(VEZZLY)’에서는 제주산 당근을 활용한 ‘제주 당근 케이크’를 오는 3월까지 한정 판매한다.

또한 덴마크 프리미엄 즉석 착즙주스 브랜드 ‘조앤더주스(JOE & THE JUICE)’의 경우 당근과 레몬, 사과를 갈아 만든 신메뉴 ‘고어웨이닥’을 오는 15일부터 판매한다. 기존 인기 메뉴인 ‘베지포커스’에 사용되는 당근도 제주산으로 대체해 제공한다.

그룹 계열사의 유통망도 적극 활용한다. 먼저 현대백화점은 당근 소비 촉진을 위한 상생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백화점 우수고객용 라운지에서도 제주산 당근을 활용한 디저트를 제공하는 등 당근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 ‘쇼라’를 통해 ‘제주 당근 산지라이브’ 진행을 검토 중이다. 국내 1위 토탈 복지 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2500여 개 고객사의 약 300만명 임직원을 대상으로 ‘당근 할인 기획전’을 여는 등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당근 소비 촉진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농가와의 상생 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 2014년부터다. 그해 양파 가격이 폭락하자 과잉 생산된 양파 800톤을 전량 매입해 대만에 수출했다. 또한 2019년 이상 고온으로 인해 전남 무안의 양파와 충남 서산의 감자 가격이 폭락하자 전국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양파·감자 무제한 담기’ 행사 등을 진행하며 농가 지원에 나선 바 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화천 산천어 축제’가 취소되자 2.4톤 가량의 산천어를 매입해 강원도 화천 지역 경제 살리기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당근 매입을 통해 제주 당근 농가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고객들에게는 고품질 당근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식자재 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상생 활동을 지속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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