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사이… 이토록 ‘둘’이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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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사모아제도에서 발견된 새로운 식물 '아즈깔', 이 식물의 독성에 감염되거나 전염된 이들은 '각성'해 수십만 번에 이르는 과거와 미래의 생 모두를 기억하게 된다.
'각성자들'이 인류에 미칠 영향을 연구하는 '나'는 발견한다.
무수한 생의 무수한 인과를 겪은 각성자들은 자신과 타자 간의 경계가 허물어짐을 경험하고, "아주 먼 곳에서 단 한 명의 인간이 위기에 처하더라도 그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처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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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사모아제도에서 발견된 새로운 식물 ‘아즈깔’, 이 식물의 독성에 감염되거나 전염된 이들은 ‘각성’해 수십만 번에 이르는 과거와 미래의 생 모두를 기억하게 된다. ‘각성자들’이 인류에 미칠 영향을 연구하는 ‘나’는 발견한다. 전생의 일을 현생과 연결지어 복수하려 한 경우는 없다는 것. 오히려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각성자들의 마음은 보복의 마음이 아니라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이라는 것.
소설가 우다영의 새 소설집 ‘그러나 누군가는 더 검은 밤을 원한다’(문학과지성사)에 수록된 단편 ‘태초의 선함에 따르면’의 내용이다. 소설은 각성자들을 소재로, ‘선’(善)을 향하는 인류의 의지는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보여준다. 무수한 생의 무수한 인과를 겪은 각성자들은 자신과 타자 간의 경계가 허물어짐을 경험하고, “아주 먼 곳에서 단 한 명의 인간이 위기에 처하더라도 그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소설집에는 ‘나’와 ‘타자’의 경계를 둘러싼 이야기 다섯 편이 수록됐다. 소설 속 인물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위기를 맞는데, 그때마다 이들을 구하는 것은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다. 우다영 작가는 “이 소설들을 쓰며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당신과 내가 이토록 타자이며, 이토록 하나라는 사실”이라며 “‘나’라는 경계가 얼마나 불확실한 믿음인지 깨닫는 순간, 우리는 세계로 잠시 초청된 여행자가 아니라 거대하게 우거진 하나의 세계가 된다”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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