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폭 지원” 외치던 라이칭더 당선…삼성·SK에 미칠 영향은

안서진 매경닷컴 기자(seojin@mk.co.kr) 2024. 1. 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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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5일 업계와 대만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인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40%(557만5036표)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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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대만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후보의 선거 유세 현장. [사진출처=연합뉴스]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5일 업계와 대만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인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40%(557만5036표)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하면서 민진당은 차이잉원 정부 8년에 이어 ‘12년 연속 집권’이라는 역사를 쓰게 됐다. 총통 임기는 4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

라이 당선인은 당선 기자회견에서 “지구촌 첫 대선에서 대만이 민주진영 첫 번째 승리를 가져왔다”며 “대만이 전세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계속 민주주의의 편에 서기로 결정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라이칭더 당선인이 차이잉원 현 총통과 같은 민진당 소속이지만 친미·독립 성향이 한층 더 강하다고 알려진 만큼 향후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차이잉원 정부 8년간 지속된 양안 갈등은 물론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목도가 크다. 그동안 라이 당선인은 반도체 산업의 고도화와 경제적 기여도 제고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을 집중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또 대만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있다. 현재 대만에서 전 세계 반도체의 60%와 최첨단 칩의 90%를 생산 중이다.

향후 TSMC에 대한 지원이 강화됨에 따라 중국 대신 미국, 일본, 독일 등 중국 외 지역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TSMC는 현재 중국 난징, 상하이, 미국 워싱턴주에 해외 공장을 보유 중이며 독일, 일본, 미국에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외 인도, 싱가포르, 멕시코 등에도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반도체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반사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생산하게 되는 범용 메모리 반도체에 미국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 경우 국내 기업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또 만약 중국이 대만 압박에 나설 경우 첨단 반도체 등을 수급해야 하는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대만의 가장 유력한 대안인 한국을 거점으로 삼을 가능성도 높다.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진당의 당선으로 대만은 반도체 체인 내 견고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게 됐으나 중국과의 마찰에 대한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반대로 국민당이 집권하게 됐다면 대만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간섭과 통제 등에 글로벌 공급망 내 선호도가 감소했을텐데 결론적으로 선거 결과에 따른 시차가 있었을뿐 한국 반도체 기업에게는 점진적인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만 정부가 TSMC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점이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란 의견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대만과 경쟁하고 있는데 양안 갈등이 커질수록 대만 정부는 TSMC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이현익 과기정책연 부연구위원(R&D혁신연구단)은 “TSMC를 포함한 대만의 첨단 반도체 산업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하에 초격차를 유지할 것”이라며 “실리콘 실드 지수에 있어 압도적 우위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 반도체 산업에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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