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환영한다면서 노인은 안된다고? 수능까지 등장한 노시니어존 [핫이슈]

이은아 기자(lea@mk.co.kr) 2024. 1. 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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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치러진 2024 대입수학능력시험 사회문화 과목에서 '노시어존(no senior zone)' 관련 문제가 출제됐다.

'갑국에 사는 노인 A는 취업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카페 등 특정한 장소에서 입장에 제한을 받는 등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차별받았다'는 지문이 나온 것.

'귀속적 특성'으로 인한 차별을 묻는 문제였는데, 수능 시험에도 등장할 만큼 노시니어존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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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노 시니어 존’ 카페 사진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4 대입수학능력시험 사회문화 과목에서 ‘노시어존(no senior zone)’ 관련 문제가 출제됐다. ‘갑국에 사는 노인 A는 취업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카페 등 특정한 장소에서 입장에 제한을 받는 등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차별받았다’는 지문이 나온 것. ‘귀속적 특성’으로 인한 차별을 묻는 문제였는데, 수능 시험에도 등장할 만큼 노시니어존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는 의미일 것이다.

노시니어존 관련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60세 이상 어르신의 출입을 제한하는 카페나 식당, 미용실 등의 사진이 SNS 등에 심심찮게 올라오고, 그때 마다 갑론을박이 벌어지곤 한다. 49세 이상 출입을 거절한다는 음식점과 교수 출입을 제한한다는 대학가 식당이 있을 정도로 출입제한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노인에게 퇴장을 요구한 한 프랜차이즈 카페의 본사가 사과문을 올린 일도 있었다. 어르신들이 앉아있으면 젊은이들이 들어오지 않는다거나, 너무 오래 앉아있어 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 노시니어존을 선언한 업주들의 설명이다. 어르신들은 예약을 쉽게 취소하고, 성희롱 발언을 많이 한다는 주장도 있다.

노시니어존보다 먼저 논란이 된 것은 노키즈존(no kids zone)이다.

아이들이 울거나 시끄럽게 하고, 식당을 돌아다니는 등 다른 손님에게 방해가 된다는 것이 아이들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다. 튀르기예의 한 항공사는 지난해 16세 이상 승객만 탑승할 수 있는 노키존을 시범도입하기도 했다. 아이 없이 여행하는 성인 여행객들과 조용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 비즈니스 여행객들을 위해서다.

오죽하면 노시니어존이나 노키즈존을 도입했겠느냐며 공감하는 목소리도 크다. 예의 없이 행동하는 자녀를 통제하긴커녕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서비스로 달라고 요구하거나, 기저귀 등 쓰레기를 음식점에 버리고 가는 등 매너 없는 행동을 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성희롱당한 후 노시니어존을 선언했다는 카페의 여성 사장 처지가 딱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이를 기준으로 특정 집단을 차별하고,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심지어 반려동물은 환영한다면서 아이나 어르신의 출입을 거절하는 매장 앞에서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은 채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의 상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오래 앉아 있는 것이 문제라면 시간제한 등으로 행위를 제한하면 된다. 성희롱이 문제라면 법적인 조치를 하는 것이 맞는다.

노키즈존과 노시니어존이 확산되면 아이들과 노인들은 갈 곳이 없어진다. 배려와 포용이 필요한 이유다. 물론 배려와 포용은 사업주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데리고 식당을 찾은 부모나 어르신들에게도 필요하다.

이미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이상 인구를 넘어섰을 정도로 저출산 고령화가 고착됐다.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고, 어르신들을 젊은이들과 동등한 경제주체로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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