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헤즈볼라, 美 예멘 공격 맹비난···“중동 분쟁, 가자 전쟁 중단에 달려”

선명수 기자 2024. 1. 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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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이 예멘 북부 사다주 알바카 지역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 위에 선 채 드론 훈련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미국과 영국의 예멘 공격을 잇달아 비판했다. 미국과 영국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글로벌 물류의 동맥인 홍해를 위협하자, 최근 예멘 본토 내 이들의 본거지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예멘 국민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호전적이고 반인권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가자지구에서 100일째 군사작전을 계속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겨냥해선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여성, 어린이 수만명에 대해 범죄를 저지르는 제노사이드(집단 학살)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억압 받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것이 이란의 근본적인 입장”이라며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탄압도 결국 팔레스타인의 최종적인 승리로 결론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과 국경 지역에서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도 이날 “미국의 홍해 공격은 항행의 자유를 해치고 바다를 전쟁터로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공격으로 바다가 미사일, 드론, 전함이 동원된 전쟁의 무대로 변하면서 이 문제와 관련 없는 선박들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이는 그 자체로 바보 같은 행위”라고 주장했다.

미군은 후티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자 다국적군을 규합해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시작했고, 지난 12일부터는 예멘 내 후티 근거지에 대한 공습까지 단행하고 있다.

나스랄라는 또 “미국은 홍해 상황과 이라크, 레바논에서 벌어지는 일들 모두가 가자지구 전쟁의 중단에 달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끝내면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미군기지 공격, 이스라엘 국경 지역에 대한 헤즈볼라의 공격 등이 모두 중단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100일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하마스 소탕전과 관련해 “100일간 적들은 무엇을 이뤄냈나”라며 “그들은 여성과 아동, 민간인을 죽이고 잔혹하게 파괴한 것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진정한 승리는커녕, 승리의 분위기에도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설정한 (하마스 소탕이라는)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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