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극초음속미사일 실전 배치 임박?···“정점고도 낮아 극초음속 미사일 볼 여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4. 1. 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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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고체연료 엔진 시험
두 달만에 미사일 발사 성공 주장
정점고도 50km면 극초음속 가능성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서울경제]

북한이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것인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HGV(Hypersonic Glide Vehicle) 방식이다. 탄도미사일에 글라이더 형태의 활공체(Glide Vehicle)를 탄두에 탑재해 발사하는 무기체계다. 곡선을 그리면서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서 낙하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속력을 얻은 종말 단계에서 포물선으로부터 궤도를 바꾸어 글라이더처럼 수평 비행으로 활공한다.

또 다른 극초음 미사일로는 HCM(Hypersonic Cruise Missile) 방식이 있다. 스크램제트 엔진을 이용해 지속적인 고속 비행이 가능하다. 특히 탄도미사일 기반의 극초음속 활공체가 발사 초기에는 상대방의 탐지가 가능해 대응의 기회를 허용하는 반면,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상대적으로 활공체에 비해 저고도 비행이 가능하므로 적이 대응할 기회를 최소화하는 기습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극초음속(hypersonic)인 마하 5(1.7 km/s) 이상의 속력으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뜻한다. 일반적인 초음속 전투기의 최고 비행속력이 마하 2~3 이내로 그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력으로 비행하는 셈이다. 마하 5의 속력이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날아가는 데 1분 남짓 정도밖에 안 걸린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저고도 변칙 비행을 해 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北 극초음속미사일, HGV 방식 채택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IRBM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개발해 1, 2단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지 약 두 달 만에 극초음속 미사일에 적용해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지난 14일 오후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싸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시험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미사일총국은 이번 시험 발사의 목적은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의 활공”과 “기동 비행 특성과 새로 개발된 다계단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의 믿음성 확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시험발사는 주변국의 안전에 그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으며 지역의 정세와는 전혀 무관하게 진행됐다”며 “강력한 무기 체계들을 개발하기 위한 정기적인 활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은 이번에 시험 발사한 미사일의 고도와 사거리를 비롯해 미사일의 제원 식별이 가능한 이동식 발사대(TEL)를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1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처음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연합뉴스

IRBM의 사거리는 3000∼5500㎞로, 평양에서 직선거리로 괌까지는 약 3500㎞, 알래스카까지는 약 6000㎞다. 괌에는 B-52 등 미군 전략자산, 알래스카에는 지상발사형 ICBM 요격체계가 있다.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고도 수십㎞로 비행하며 활공도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요격하기 쉽지 않은 무기에 속한다.

한일 군 당국의 공개한 정보를 종합하면 북한 이번에 발사한 중거리 미사일은 최고고도 100km 미만에 비행거리가 500~1,000km에 달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 탄도미사일이 정점고도 약 50㎞ 이상으로 최소 500㎞를 비행했다고 전했다. 우리 군이 파악한 비행거리 1000km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본 방위성 추정대로 정점고도가 50km에 머물렀다면 극초음속 미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북한은 2021년 9월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을 처음 시험 발사했다. 특히 발사할 때 액체연료를 담은 용기를 끼워 넣어서 사용하는 연료 계통 ‘앰풀화’의 안정성도 확증했다고 밝혀 고체 연료와 맞먹는 신속성 확보를 시사했다.

이어 이듬해 1월 5일과 11일 잇따라 시험 발사에 나섰다. 1월 5일 극초음속 시험발사 때는 “초기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 방위각에로 120㎞를 측면기동해 700㎞에 설정된 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해 좌우 변칙기동 기술이 적용됐음을 주장했다.

이어 11일 발사에서는 “발사된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 비행전투부가 거리 600㎞계선에서부터 활공 재도약하며 초기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점 방위각에로 240㎞ 강한 선회기동을 수행해 1000㎞ 수역의 설정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활공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 어려워

이는 발사 후 600㎞ 지점에서 약 7m 길이의 활공비행체(HGV)가 분리되어 활강하면서 240㎞가량을 선회기동했다는 것이다. 선회기동은 요격미사일을 회피하는 활강 기동을 의미한다. 당시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700여㎞를 비행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1000㎞를 비행했다며 11일 발사가 ‘최종 시험’이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오후 2시 55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을 1발 발사했고, 이 미사일은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 정점고도가 수백km에 달했을 것이지만 이번 미사일은 정점고도가 낮아 극초음속 미사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 고조가 목적”이라며 “다만 북한이 작년 1월 12일 극초음속 미사일 최종 시험발사 성공을 선언했는데 이번에 극초음속을 쏜 거라면 실전배치 단계의 무력시위용 시험발사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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