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외계+인’ 2부, ‘이래야 최동훈이지’ 싶었죠”[인터뷰]
배우 류준열이 영화 ‘외계+인’ 2부로 새해 포문을 활짝 열었다. 2022년 1부의 흥행 실패로 조금 속상하긴 했지만, 2부로 그 진가를 다시 확인시켜줄 수 있다며 확신의 미소를 지었다.
“최동훈 감독이 얼마나 고생한 줄 아니까 어쩔 수 없는 부채감이 생기더라고요. 자신이 낳은 아이 같은 작품이니 최동훈 감독 자신은 1부 개봉 이후 1년 반의 시간이 어땠겠어요? 그런데 정말 대단한 사람이란 걸 다시 한 번 확인했죠. 2부만 52개의 버전을 만들었더라고요. 완성본을 보면서 ‘그래, 이래야 최동훈이지’라는 생각을 했고요.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이 1부에서 이야기 중간을 딱 끊어놨으니 사람들이 어리둥절하긴 했겠지만, 결국 우리가 하려는 얘기가 2부에 모두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제 눈으로 확인하니 속이 다 후련하던 걸요.”
류준열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외계+인’ 2부 속 얼치기 도사 ‘무륵’으로 다시 한 번 관객에게 노크하는 심경과 최동훈 감독에 대한 애정, 그리고 배우로서 재능과 노력에 대한 소신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태리와 로맨스 생각하며 찍었는데, 사람들이 아니라고”
2부는 극 중 ‘무륵’과 ‘이안’(김태리)의 성장담과 이들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진다. ‘리틀 포레스트’ 이후 또 한번 호흡을 맞춘 김태리와 더욱 돈독해진 건 당연한 일이었다. 덕분에 둘 사이 작업도 아주 수월했다고.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 무륵과 이안의 마음은 로맨스라고 생각하고 연기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본 사람들은 로맨스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이젠 둘 다 연차가 쌓여서 여유가 생겼는지 현장에서 서로 챙겨주는 사이가 됐죠. 웃자고 농담 건네는 것도 제게 도움이 될 때가 있었고요. 데뷔 초에 유지태 선배가 ‘업계에 네 친구가 있으면 좋다’고 조언을 했는데, 그땐 그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보니 알겠더라고요. 같이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어야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다는 거죠. 그게 제겐 김태리인 것 같아요. 좋은 친구가 생겼죠.”
최동훈 감독은 스승 같은 존재였다.
“2부를 작업하면서 그에게 집요함을 느꼈어요. 절대 포기하지 않고 해낸다는 게 뭔지, 이번 영화 때문에 배울 수 있었죠. 집요해야 살아남는 것 같아요. 모든 배우가 현장에 모일 때 각자 사정이나 컨디션이 있을 텐데도 엔딩을 찍는 두어달간 누구도 불평을 하지 않았는데, 그건 아마도 좋은 사람과 함께 작업하기 때문이라고 느꼈어요. 좋은 작업을 하려면 나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이런 깨달음을 얻었죠.”
■“내 재능에 의심이 생길 때, 노력과 균형 맞추려고 해요”
2015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데뷔한 이후 류준열의 앞엔 탄탄대로가 펼쳐졌다. ‘응답하라 1988’로 큰 인기를 얻은 이후 ‘택시운전사’ ‘더킹’ ‘독전’ ‘돈’ 등 인기 영화에 중심에 섰고, 특히 ‘올빼미’로는 지난해 각종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선천적인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 사이 균형을 잡으려는 마음 때문에 잘 걸어올 수 있었다.
“재능이 먼저냐, 노력이 먼저냐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어요. 재능이 더 중요하고 노력은 그 다음이라고 말할 땐 보통 제가 감각적으로 뭔가 쉽게 해답을 얻었을 때 그러는데요. 저도 모르게 ‘이렇게 연기하면 되는 것 아냐?’라고 작업하다가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혹여 예상치 못한 반응이 오면 제 재능을 의심하게 되죠. 그럴 때 소위 말하는 ‘멘탈’이 흔들리기도 하고요. 그럴 땐 좋은 예술을 위해선 재능이나 감각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천재라도 물리적으로 연습을 반복하고 시간을 들여야만 한다고 스스로 설득하죠. 요즘은 그래서 시간을 더 들이려고 해요. 엉덩이로 글 쓴다고 하는 것처럼, 재능과 노력 사이 밸런스를 맞춰가는 게 요즘 고민이죠.”
연기 방향성에 대해서도 확고해지고 있다고.
“전 캐릭터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신선하게 구현되면서도 보는 이에게 만족감을 주는 게 최고의 연기라고 생각해요. 그럴려고 노력하는 편이고요. 그래서 작품을 고를 때에도 전형적인 인물보다는 확실히 달라보이는 캐릭터에 더 끌리나봐요.”
올해도 쉼 없이 달릴 예정이다. 작품도, 주변 사람들도 잘 아우르면서 꾸준히 완주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올해 어마어마한 게 또 나옵니다. ‘더 에이트쇼’라고 제 차기작이요. 하하. 올해도 쉬지 않고 작품을 하려고 하는데요. 지난 1년간 집요하게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만큼 다양한 작품으로 인사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 주변 사람들, 기존에 있던 것들, 제가 가진 좋은 것들을 잃지 않고 잘 챙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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