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외계+인’ 2부, ‘이래야 최동훈이지’ 싶었죠”[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4. 1. 1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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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준열, 사진제공|CJ ENM



배우 류준열이 영화 ‘외계+인’ 2부로 새해 포문을 활짝 열었다. 2022년 1부의 흥행 실패로 조금 속상하긴 했지만, 2부로 그 진가를 다시 확인시켜줄 수 있다며 확신의 미소를 지었다.

“최동훈 감독이 얼마나 고생한 줄 아니까 어쩔 수 없는 부채감이 생기더라고요. 자신이 낳은 아이 같은 작품이니 최동훈 감독 자신은 1부 개봉 이후 1년 반의 시간이 어땠겠어요? 그런데 정말 대단한 사람이란 걸 다시 한 번 확인했죠. 2부만 52개의 버전을 만들었더라고요. 완성본을 보면서 ‘그래, 이래야 최동훈이지’라는 생각을 했고요.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이 1부에서 이야기 중간을 딱 끊어놨으니 사람들이 어리둥절하긴 했겠지만, 결국 우리가 하려는 얘기가 2부에 모두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제 눈으로 확인하니 속이 다 후련하던 걸요.”

류준열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외계+인’ 2부 속 얼치기 도사 ‘무륵’으로 다시 한 번 관객에게 노크하는 심경과 최동훈 감독에 대한 애정, 그리고 배우로서 재능과 노력에 대한 소신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CJ ENM



■“김태리와 로맨스 생각하며 찍었는데, 사람들이 아니라고”

2부는 극 중 ‘무륵’과 ‘이안’(김태리)의 성장담과 이들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진다. ‘리틀 포레스트’ 이후 또 한번 호흡을 맞춘 김태리와 더욱 돈독해진 건 당연한 일이었다. 덕분에 둘 사이 작업도 아주 수월했다고.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 무륵과 이안의 마음은 로맨스라고 생각하고 연기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본 사람들은 로맨스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이젠 둘 다 연차가 쌓여서 여유가 생겼는지 현장에서 서로 챙겨주는 사이가 됐죠. 웃자고 농담 건네는 것도 제게 도움이 될 때가 있었고요. 데뷔 초에 유지태 선배가 ‘업계에 네 친구가 있으면 좋다’고 조언을 했는데, 그땐 그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보니 알겠더라고요. 같이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어야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다는 거죠. 그게 제겐 김태리인 것 같아요. 좋은 친구가 생겼죠.”

최동훈 감독은 스승 같은 존재였다.

“2부를 작업하면서 그에게 집요함을 느꼈어요. 절대 포기하지 않고 해낸다는 게 뭔지, 이번 영화 때문에 배울 수 있었죠. 집요해야 살아남는 것 같아요. 모든 배우가 현장에 모일 때 각자 사정이나 컨디션이 있을 텐데도 엔딩을 찍는 두어달간 누구도 불평을 하지 않았는데, 그건 아마도 좋은 사람과 함께 작업하기 때문이라고 느꼈어요. 좋은 작업을 하려면 나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이런 깨달음을 얻었죠.”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CJ ENM



■“내 재능에 의심이 생길 때, 노력과 균형 맞추려고 해요”

2015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데뷔한 이후 류준열의 앞엔 탄탄대로가 펼쳐졌다. ‘응답하라 1988’로 큰 인기를 얻은 이후 ‘택시운전사’ ‘더킹’ ‘독전’ ‘돈’ 등 인기 영화에 중심에 섰고, 특히 ‘올빼미’로는 지난해 각종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선천적인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 사이 균형을 잡으려는 마음 때문에 잘 걸어올 수 있었다.

“재능이 먼저냐, 노력이 먼저냐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어요. 재능이 더 중요하고 노력은 그 다음이라고 말할 땐 보통 제가 감각적으로 뭔가 쉽게 해답을 얻었을 때 그러는데요. 저도 모르게 ‘이렇게 연기하면 되는 것 아냐?’라고 작업하다가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혹여 예상치 못한 반응이 오면 제 재능을 의심하게 되죠. 그럴 때 소위 말하는 ‘멘탈’이 흔들리기도 하고요. 그럴 땐 좋은 예술을 위해선 재능이나 감각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천재라도 물리적으로 연습을 반복하고 시간을 들여야만 한다고 스스로 설득하죠. 요즘은 그래서 시간을 더 들이려고 해요. 엉덩이로 글 쓴다고 하는 것처럼, 재능과 노력 사이 밸런스를 맞춰가는 게 요즘 고민이죠.”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CJ ENM



연기 방향성에 대해서도 확고해지고 있다고.

“전 캐릭터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신선하게 구현되면서도 보는 이에게 만족감을 주는 게 최고의 연기라고 생각해요. 그럴려고 노력하는 편이고요. 그래서 작품을 고를 때에도 전형적인 인물보다는 확실히 달라보이는 캐릭터에 더 끌리나봐요.”

올해도 쉼 없이 달릴 예정이다. 작품도, 주변 사람들도 잘 아우르면서 꾸준히 완주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올해 어마어마한 게 또 나옵니다. ‘더 에이트쇼’라고 제 차기작이요. 하하. 올해도 쉬지 않고 작품을 하려고 하는데요. 지난 1년간 집요하게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만큼 다양한 작품으로 인사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 주변 사람들, 기존에 있던 것들, 제가 가진 좋은 것들을 잃지 않고 잘 챙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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