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펄펄 끓는 사막, 혹독하게 견뎌라
마지막 담금질로 車 최고 성능 완성
"모빌리티 개발 전초기지 역할 수행"
미국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에서 남서쪽으로 2시간, 서쪽으로 1시간을 달리면 광활한 모하비 사막 위에 거대한 인공 구조물이 펼쳐진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2배. 인공위성에서도 보이는 이곳. 바로 현대차·기아의 모하비 주행시험장이다.
11일(현지시간) 방문한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건조한 사막 날씨의 기후적 특성을 살린 다양하면서도 혹독한 주행 시험이 쉴 틈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차량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실제 도로 조건 이상의 가혹한 테스크가 필요한데,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 내놓는 모든 차량을 이곳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담금질하며 상품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에는 규모가 가장 큰 고속주회로를 비롯해 총 12개 시험로가 있다. 모든 시험로를 연장하면 길이만 무려 61㎞에 달한다. 이곳에서 연간 300여대의 시험 차량을 테스트하는데, 차량별로 내구·성능 시험을 포함해 평균 약 20만㎞를 주행하는 등 까다로운 평가가 이뤄진다.
현대차·기아는 모하비 사막이 주는 극한의 기후를 주행시험장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면 온도가 54도를 넘나드는 여름철 날씨와 비와 눈이 몰아치는 겨울철 날씨 덕에 사계절 내내 매일 다른 조건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승차감·제동 성능·소음·진동 등을 평가하는 현지 적합성 시험 △차량 전복·제동거리·사고 회피 속도 등 미국 법규를 만족시키는지 평가하는 북미 법규 시험 △다양한 노면 상태에서의 차량 상태를 평가하는 내구 시험 △여러 부품들이 혹서의 환경에서 파손되는 정도를 측정하는 재료 환경 시험 등을 수행한다.
현대차·기아는 기존 내연기관차에 그치지 않고 최근 확대하는 친환경 차량의 수요에 맞춰 주행 성능과 내구 수준을 검증하는 테스트를 대폭 강화했다. 여기에 SUV의 주행 성능을 높이는 오프로드 시험도 도입했다.
직접 차량을 몰며 경험한 오프로드 시험은 현대차·기아가 얼마나 SUV에 진심인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일반적인 모래길은 물론 깊은 구덩이와 언덕을 오르내리며 현대차·기아 차량의 오프로드 성능을 맛봤다.
초기 모하비 주행시험장의 오프로드 시험로는 1개 코스였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오프로드 시험로는 7개 코스로 늘어났고 추가로 건설 중인 시험로도 있다. 보다 강력한 성능의 SUV를 만들려는 현대차·기아의 의지가 담겼다.
전기차에도 진심이었다. 전기차는 고밀도 배터리 탑재로 내연기관차 대비 300㎏ 이상 무거워 하중을 얼마나 단단하게 버틸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힌다. 아울러 고전압 전류가 흐르는 배터리와 분당 1만회 이상 회전하는 모터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관건이다.
평균 온도 39도, 7~8월에는 지표면 온도가 54도까지 올라가는 혹독한 환경에 위치한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이같은 전기차 특성을 테스트하기에 최적화된 곳이다.
현대차·기아는 특히 45도 이상의 기온과 제곱미터당 1000W 이상의 일사량을 보이는 혹독한 날을 골라 집중적으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트레일러 견인이나 등판·고속주행·와인딩 등 부하가 많이 발생하는 가혹한 주행 조건에서 모터나 배터리 시스템에 과도한 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냉각 성능과 열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전기차 성능 테스트의 꽃은 고속주회로였다. 10.3㎞의 타원형 3차로 트랙으로 구성된 고속주회로는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험로다. 미국 고속도로를 모사한 길게 뻗은 도로를 최고 시속 200㎞까지 주행하며 가혹한 테스트를 진행한다. 어마어마한 규모인 만큼 최고 속도로 한 바퀴를 도는 데만 3분의 시간이 걸린다.
이날 GV70 전기차로 달려본 고속주회로는 국내 다른 시험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코스가 길고 다채로웠다. 전기차의 가속 성능을 한계치 없이 확인하는 건 물론 코너링시 안정감을 평가하기에도 적합한 코스가 인상적이었다.
현대차·기아는 고속주회로에서 전기차의 고속 주행 안정성과 동력성능·풍절음·노면 마찰음 등을 평가해 성능과 내구성을 끌어올린다. 고속주회로 테스트는 차량 1대당 4000바퀴 이상을 문제 없이 달려야만 통과할 수 있다. 게다가 차량 한 모델당 내구시험로도 500여번 주행해 강건성을 확보한다. 그야말로 극한에 극한을 더한 테스트다.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그 어떤 혹독한 운전 환경에서도 안전한 이동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현대차·기아의 집념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모하비 주행시험장은 전세계 시험장 가운데 가장 혹독하면서도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시험장"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니즈와 시장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글로벌 고객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는 모빌리티 개발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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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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