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복판에서 24시간 한계 시험...美서 현대차·기아 잘나가는 이유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한복판에 세워진 약 1770만㎡(535만평) 규모의 주행시험장(California Proving Ground, 이하 모하비주행시험장). 11일(현지시간) 방문한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는 24시간 차량이 운행되고 있었다. 모하비주행시험장 관계자는 "극한의 내구성 테스트를 위해 24시간 차량을 운행중"이라며 "각종 혹독한 주행 시험로에서도 현대차·기아의 자동차를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비주행시험장은 미국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건조한 사막 날씨의 기후적 특성을 살린 다양하면서도 혹독한 주행 시험로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여름 평균 온도가 최대 49도에 달한다. 현대차·기아는 2005년 모하비주행시험장을 설립하고 미국 시장에 내놓는 모든 차량을 이곳에서 담금질해 최고 수준의 상품 및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모하비주행시험장은 △승차감, 제동성능, 소음, 진동 등을 평가하는 '현지 적합성 시험' △차량전복, 제동거리, 사고회피속도 등 미국의 까다로운 법규를 만족시키는지 평가하는 '북미 법규 시험' △다양한 노면상태에서의 차량상태를 평가하는 '내구 시험' △여러 부품들이 혹서의 환경에서 파손되는 정도를 측정하는 '재료 환경 시험' 등을 수행한다.
이 시험장은 글로벌 고객의 니즈와 시장환경에 맞춰 보다 가혹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속 진화하고 있다. 모하비주행시험장 HATCI차량시험개발실 강희진 책임연구원은 "모하비주행시험장은 설립 이후 다양한 시험들이 대거 추가됐다"며 "내연기관 위주의 혹서 내구 테스트가 주된 프로그램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의 주행 및 내구 테스트, 그리고 SUV의 가혹한 오프로드 테스트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는 기아의 고성능 전기차 EV6 GT를 타고 핸들링시험로 코스를 체험했다. 핸들링시험로는 총길이 4.4km로 급커브 구간과 8% 경사 언덕 등으로 구성돼있다. 고속으로 코너를 진입해 한계상황까지 차를 몰아붙이는 방법으로 차량의 내구성과 조향성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하중이 큰 전기차에서도 승차감, 조종안정성을 모두 만족하는 최적점을 찾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다고 한다.
다음으로 체험한 코스는 오프로드 코스였다. 현대차·기아는 발상을 전환해 사막 한가운데에 주행시험장을 건설했고, 사막의 더위와 모래를 오프로드 시험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기아의 텔루라이드는 굴곡이 심한 모하비주행시험장의 오프로드 코스를 부드럽게 주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텔루라이드가 미국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를 체감한 순간이었다.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HATCI샤시열에너지성능시험팀 이경재 책임연구원은 "오프로드 시험은 기존의 비포장 시험로 외에 여러 오프로드 노면들을 추가해 다양한 외부 환경 조건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며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전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SUV를 이곳에서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모하비주행시험장에는 규모가 가장 큰 '고속주회로'를 비롯해 '범용시험장', '장등판 시험로' 등 총 12개 시험로가 있고, 모든 시험로를 연장하면 길이가 무려 61km에 달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주행시험장은 GM, 포드, 도요타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만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손에 꼽을 수 있는 큰 시설이다.
현대차·기아는 모하비주행시험장이 완공된 2005년 이후 미국에 판매하는 모든 신차를 대상으로 미국 지형에 최적화된 다양한 시험을 시행 중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기아는 2020년대 들어 10% 내외의 미국 신차 판매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2년 연속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모하비주행시험장은 현대차기아의 전세계 시험장 가운데 가장 혹독하면서도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시험장"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니즈와 시장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글로벌 고객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는 모빌리티 개발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A(미국)=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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