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재활의 터널 끝에 '첫 왕관'…80% 몸 상태로 100점 경기
[앵커]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가 새해 첫 우승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무릎 부상이 다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100점 짜리 배드민턴을 풀어놓았습니다.
오선민 기자입니다.
[기자]
[안세영 : 타이쯔잉/말레이시아 오픈 여자단식 결승]
멀리 친 샷은 연이어 밖으로 나가고 가볍게 '톡' 친 공은 네트를 넘지 못합니다.
경기자 잘 안 풀려서 그런지, 무릎을 넘어 허벅지까지 테이핑한 다리가 더 불편해 보였습니다.
안세영의 시작은 불안했습니다.
안세영답지 않게, 수비 실수까지 이어진 첫 번째 게임은 속절없이 무너져내렸습니다.
두 번째 게임에서는 뭔가 변화가 필요했는데 안세영이 선택한 건 강한 힘이 아닌 날카로운 방향이었습니다.
계속되는 랠리, 상대를 한쪽에 몰아넣고서는 반대쪽 빈 곳을 가볍게, 또 빠르게 찔렀습니다.
강한 점프 스매시가 아닌 상대의 허를 찌르는 간결한 반스매시로 타이밍을 빼앗고, 승부처마다 점수를 쌓아갔습니다.
세 번째 게임에서는 위기도 있었습니다.
19대 16으로 앞선 상황에서는 메디컬 타임을 요청할 만큼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타이쯔잉이 1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그래도 떨리는 긴장을 이겨냈습니다.
마지막 순간 스매시가 네트에 걸리며, 안세영이 두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무릎을 다친 채 뛰었던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쏟아낸 3개월 만의 포효였습니다.
더구나 몸 상태가 80% 정도 회복한 상황에서 일군 놀라운 우승이었습니다 세계 최정상에 다시 오른 안세영은 우승 세리머니로 태극기에 입을 맞췄습니다.
파리 올림픽이 예정된 2024년, 첫 국제대회에서 우승으로 출발한 안세영은 이제 다음 주 인도오픈에서 두 번째 정상에 도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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