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 첫 경선 최대 변수는 ‘체감 기온 영하 40도’ 북극 한파
미국 공화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 무대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극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매서운 바람 등으로 체감온도가 영하 40도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악 한파 속에서 치러지는 코커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14일(현지시간)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캐나다 대초원에서 쏟아져 내려온 북극 고기압이 미 서북부에서 중동부까지 한파를 몰고 와 며칠째 맹위를 떨치고 있다.NWS는 미 전역에서 총 9천500만명이 이날 자정 기준으로 한파 경보와 주의보, 경계령을 받았다고 밝혔다.한파 경보와 주의보는 체감온도가 영하 17도(화씨 0도) 아래로 떨어질 때 발령된다.
특히 후보 선출을 위한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15일 아이오와주 수은주가 영하 29도까지 내려갈 수 있는 것으로 예보되면서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당원들이 당일 오후 7시까지 자신의 선거구에 도착, 각 후보를 대표하는 지지자들의 연설을 모두 다 듣고 투표를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만 하는 방식이다. 투표를 위해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는 만큼, 역대급 한파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NWS에 따르면 코커스가 열리는 다음날 아이오와주의 최저 기온은 영하 27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강한 바람까지 동반하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35~45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아이오와 코커스가 공화당의 첫 대선 경선으로 자리 잡은 이래 최저 기온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25㎝ 이상의 눈이 내리며 도로망이 마비됐고, 주 전역에서 체감온도 경보도 발령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늘 뉴스에서도 내 지지자들이 더 강한 정신과 헌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더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 상당수가 고령의 백인으로 구성된 만큼 당일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이오와 코커스에 꾸준히 참석해온 올헤 75세의 밥 레이는 WP에 “그날 밤에는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눈은 그쳤지만 아이오와주 전역의 체감온도가 영하 40도 미만”이라며 “10분 이내에 동상에 걸릴 수 있고, 장시간 노출되면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공화당 내 중도파를 중심으로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UN) 대사는 이날 유세에서 “지금 이 순간 역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라”며 “여성 대통령(탄생)의 역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배를 바로 잡는 역사를 말하는 것”이라고 투표를 호소했다. 전날 공개된 디모인레지스터·NBC·미디어컴 공동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 48%로 헤일리 전 대사(20%), 디샌티스 주지사(16%)에 한참 앞서 있다.
한편 미국의 대부분 지역에 북극 한파가 덮치면서 추위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오리건주에서는 전날 폭설과 얼음 폭풍이 몰아치면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고, 추위로 인한 사망자도 나왔다. AP 통신은 오리건주에서 추위와 관련해 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오리건주는 통상 겨울에 비가 내리고, 강추위와 폭설이 이례적인 지역이어서 이번에 피해가 더 컸다고 AP는 전했다.
동부 뉴욕주 버펄로시 당국은 1∼2피트(30∼60㎝)의 적설량이 예보됨에 따라 주민들에게 차를 몰고 도로에 나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프로풋볼(NFL) 버펄로 빌스와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NFL 플레이오프 경기도 악천후로 연기됐다. 버펄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을 드나드는 항공편의 절반 이상이 취소됐고,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과 덴버 국제공항,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에서도 다수의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몬태나주와 노스·사우스다코타주에서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체감온도가 영하 56도(화씨 영하 69도)까지 내려가는 혹독한 강추위가 예상됐다. NWS는 “불행히도, 강해진 찬 공기가 한랭전선을 남쪽으로 밀어내면서 이 위험한 추위가 앞으로 며칠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폭설과 폭풍은 남부 지역까지 위협하고 있다. 아칸소와 미시시피 북부, 테네시 서부 일부 지역에 4∼6인치(10∼15㎝)의 눈이 예보됐다.새러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는 선제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해 필수 물품을 운반하는 트럭 등 차들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했다.
강추위에 난방 수요가 치솟으면서 전력망도 위협받고 있다.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닷컴에 따르면 현재 미 전역의 총 28만여가구(이하 상업시설 포함)에 전기가 끊긴 상태다.지역별로는 오리건주 1만6천여가구, 펜실베이니아주 4만7천여가구, 미시간주 4만2천여가구, 위스콘신 3만여가구, 뉴욕주 1만여가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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