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진 순위 경쟁… 베스트 증권사 뜯어 보기 [2023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2024. 1. 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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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1440명의 펀드매니저가 뽑은 2023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대상
신한투자증권


윤창용 센터장(뒷줄 왼쪽 두 번째)과 신한투자증권 리서치 애널리스트 및 팀원들. 사진=서범세 기자

윤창용 센터장을 중심으로 신한투자증권의 두 날개는 기업분석부를 총괄하는 이병화 부서장과 투자전략부를 총괄하는 박석중 부서장이다. 세 사람 모두 한경비즈니스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윤 센터장은 거시경제·금리 부문을 오랜 기간 독주한 베테랑 베스트 애널리스트다. 그는 2020년 리서치의 지휘봉을 잡고 4년째 센터를 이끌고 있다. 1977년생의 윤 센터장은 취임 당시 기준으로 업계 최연소 센터장이었다.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투자업계뿐 아니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서울신용평가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내부에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애널리스트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이병화 부서장은 스몰캡인 혁신성장팀을 이끈다. 2020년 4차 산업혁명 변화에 맞춰 팀을 꾸린 뒤 2022년 상반기 최초로 팀의 베스트를 따냈다. 2023년 하반기엔 탈환에 성공하며 팀의 도약을 이끈 주인공이다. 2023년 하반기 고금리, 고환율을 비롯한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성장주 투자전략 수립과 시장 대응이 어려웠던 환경 속에 거둔 뜻깊은 1위다.

이병화 부서장은 “성장과 실적 개선 신뢰도가 숫자로 증명될 수 있는 테마와 톱픽을 제시하고자 했다”며 “클라우드와 AI, 자율주행, 바이오의료기기와 같은 주제와 주요 종목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혁신성장팀은 앞으로도 신산업의 변화에서 기회를 찾고 국내외 주요 밸류체인을 함께 분석해 인사이트 높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박석중 부서장은 2023년 투자전략부를 이끌며 개인의 성취보다는 부서의 성장에 힘을 썼다. ‘중국통’인 그는 한경비즈니스 평가에서 다년간 글로벌 전략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되며 크레딧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쌓았다. 그의 강점과 성취를 바탕으로 투자전략부를 업계 내 1등 하우스로 만드는 게 그의 목표다. 성과는 2023 하반기에서도 차츰 나오고 있다. 투자전략 부문의 노동길 애널리스트, 글로벌–미국·선진국 부문의 김성환 애널리스트가 각각 9위에서 4위, 8위에서 4위를 차지하며 톱5에 안착했다.

‘2관왕’의 지인해 애널리스트, 2022년 상반기 이후 베스트를 놓치지 않은 강석오 애널리스트, ESG를 이끄는 이정빈 애널리스트(하우스 1위)가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의 목표는 신한금융그룹의 ‘브레인’으로서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홀세일 시장뿐만 아니라 고유 자산 운용과 투자은행(IB), 리테일 등 전사 지원으로 확장하며 그룹의 R&D센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분석 역량도 강점이다. 2021년 10월부터 발간한 ‘블루북’은 신한투자증권의 대표적인 심층 리포트 시리즈다. 이 보고서는 경제·금융·산업 등에서 나타난 화두를 깊이 있게 다루는 시리즈로 ‘무형시대 0>1’ 리포트를 시작으로 중국 투자 백서, 암호화폐, ESG 등을 주제로 했다.


 최우수상
KB증권


KB증권 김상훈 리서치본부장(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 과 리서치 애널리스트 및 팀원들. 사진=이승재 한경매거진 기자

KB증권은 증권사 중 유일한 공동 센터장 체제다. 2023년부터 매크로 부문은 김상훈 본부장이, 기업분석 부문은 김동원 본부장이 맡아 공동으로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다.

KB증권은 순위 변화가 크지 않은 베스트 증권사 톱5 내에서 그간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의 성적은 뜻깊다. 첫 2위다.

KB증권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증권사이지만 지난 10년간 회사의 합병, 사명 변경 등이 줄줄이 이어지며 리서치 순위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냈다. 2023 하반기 조사에서는 법인영업에서 부문 1위를 기록하며 리서치 4위에도 종합 2위의 성과란 기염을 토했다. 2017년 이후 베스트 법인영업 수상은 처음이다.

법인영업부인 액티브영업본부는 리서치센터와 매주 상품 회의를 갖는 등 꾸준함을 1위 비결로 꼽는다. 안직현 액티브영업본부 전무는 “‘투자는 KB’라는 법인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그동안 직원들과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최적의 투자파트너로서 KB 법인영업의 위상을 높여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리서치의 뒷받침도 훌륭했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보유 수는 35개 부문 중 6개 부문에서 1위를 배출하며 하나증권, 메리츠증권에 이은 3위다. 다년간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놓치지 않은 스타플레이어 김동원(전기전자·가전, 반도체·디스플레이 2관왕)을 비롯해 강승건(증권·보험·기타 금융), 장문준(건설·건자재), 이은택(투자전략), 하인환(데일리 시황) 등 베테랑 애널리스트들이 도약을 이끌었다.

여기에 향후 베스트 애널리스트 판을 흔들 후보군도 막강하다. 운송의 강성진(2위), 은행·신용카드의 강승건(3위), 조선·중공업·기계의 정동익(3위), 글로벌 투자전략-미국·선진국의 김일혁(2위), 채권의 임재균 애널리스트(3위), 글로벌 자산배분의 김상훈 센터장(3위), ESG(3위)까지 톱3에 자리한 후보군의 리스트다.

KB증권의 힘은 발 빠른 변화에 있다. KB증권 리서치본부는 증권사 중 유일하게 상업용 부동산 리서치팀을 운영하고 있고 해외 주식에 대한 자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등 업계의 혁신을 선도해 왔다. 해외 주식 리서치도 투자자들의 관심과 수요를 반영해 다변화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인도네시아 투자 아이디어와 종목 분석 리포트를 발간했다. 하반기에는 인도네시아 관련 리서치 자료를 확대했으며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일본 투자 전략과 종목을 분석하는 자료도 추가했다.


 우수상
NH투자증권


오태동 리서치본부장(위에서 셋째)과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애널리스트 및 팀원들. 사진=이승재 한경매거진 기자

‘거함’ NH투자증권은 오태동 리서치본부장을 중심으로 기업분석부의 조수홍, 투자전략부의 김병연, FICC리서치부의 황병연 애널리스트가 각각의 부서를 이끌고 있다.

오태동 본부장은 3개 부서 간 활발한 협업을 기반으로 업계를 선도하는 분석 역량을 NH투자증권의 강점으로 삼는다. 특히 ‘월간공유’, ‘전략 인사이드’ 등 투자 전략 심층 리포트는 시장 전망의 정확성과 적시성을 높여 호평을 받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역량도 강화해 글로벌 투자전략, 해외 주식 유망 종목 분석에서 더 나아가 글로벌 크레딧, 글로벌 리츠, 글로벌 인프라, 주요 이머징 국가 채권까지 커버리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오태동 본부장은 투자전략 부문의 강자로 한경비즈니스의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수차례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3개의 축’인 조수홍, 김병연, 황병연 애널리스트 모두 베스트 출신으로 탄탄한 맨파워를 자랑한다.

이번 조사에서 NH투자증권은 베스트 애널리스트 부문에서는 다소 주춤했다. 글로벌 ETF의 하재석 애널리스트만 베스트에 올랐다. 다만 막강한 후보들이 다음 승부를 기약하고 있다. 엔터 이화정(3위), 유통 주영훈(3위), 유틸리티 이민재(3위), 제약·바이오 박병국(2위), 스몰캡(3위), 거시경제 안기태(3위), 원자재 황병진(3위), 글로벌 투자전략-미국·선진국 김환(3위), ESG(2위) 등이다.


 하나증권
리서치 혁신상


황승택 리서치센터장(아래에서 셋째)과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및 팀원들. 사진=이승재 기자

‘리서치 명가’ 하나증권은 이번 조사에서도 자존심을 지켰다. 강점 맨파워는 여전했고, 리서치 부문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점수 차도 컸다. 리서치 부문 평가에서 하나증권은 11.88점을 받아 2위(신한투자증권)와의 격차가 0.47점이었다. 간발의 차로 1, 2위가 바뀌는 톱3의 싸움에서는 꽤나 큰 격차다.

무엇보다 하나증권은 35개 부문의 베스트 애널리스트 중 10개 섹터에서 베스트를 내며 이번 조사에서도 타 증권사를 압도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2차전지 부문의 김현수 애널리스트다. 김 애널리스트는 2차전지가 신설된 2023년 상반기 조사에서 첫 샛별을 단 이후 연속 베스트를 꿰차며 2차전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특히 지난 상반기 에코프로의 첫 매도 보고서를 발표하며 에코프로 투자자들의 뭇매를 맞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뚝심 있는’ 보고서로 찬사를 받았다. 리서치센터장들이 뽑은 올해의 보고서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으며 펀드매니저들도 2회 연속 그의 이름을 베스트에 올리며 호평했다. 그는 신뢰도 및 정확성, 리포트의 적시성, 프레젠테이션, 마케팅 능력에서 모두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으며 1위에 올랐다. 2위와의 점수 차는 3000점 이상이다.

이어 관록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들도 많다. 스마트폰·통신장비의 김록호, 석유화학의 윤재성, 철강·금속의 박성봉, 글로벌 투자전략-미국·선진국의 이재만을 필두로, 은행·신용카드의 최정욱은 지주회사에서도 ‘최초’로 베스트를 따내며 2관왕을 거머쥐었다. 여기에 신용분석의 김상만, 원자재의 전규연 애널리스트가 최초 베스트에 오르며 힘을 보탰다.

이들을 이끄는 건 황승택 센터장. 2021년 자리에 오른 그는 센터장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리서치 부문 1위를 놓치지 않으며 리서치 명가 타이틀을 지켰다.

그룹 차원의 관심과 지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하나금융그룹 경영진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리서치센터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고 이를 토대로 적극적인 비즈니스 협업 형태의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프런티어상
메리츠증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주요 인사들이 사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우호 수석연구원, 김선우 팀장, 김준성 팀장, 이경수 센터장. 사진=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화수분 리서치’ 메리츠증권은 2023 하반기 조사에서도 통했다. 35개 부문 중 8개 베스트가 메리츠에서 나왔다. 작지만 강한 메리츠증권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은 외부 수혈 없이 인적 자원을 배출해 경쟁력을 키우는 데 그 힘이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비용 절감을 위해 리서치 어시스턴트(RA)를 단기 인턴으로 채용하는 것과 달리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는 정규 신입 직원으로 채용한다. 이렇게 채용된 RA는 매년 6개월 이상의 교육 과정을 받는다. 애널리스트 실무에 반드시 필요한 내용을 분야별로 센터 내 모든 시니어 애널리스트가 직접 강의한다. 이 과정을 2년 이상 이수한 RA들은 매년 3월 말 치러지는 승격 시험을 합격해야 비로소 애널리스트로 데뷔할 수 있게 된다. 당장 실무에 투입돼도 손색이 없는 9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하고 평가는 엄격하고 공정하기로 소문나 있다.

2016년 이경수 메리츠증권 센터장이 영입된 이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8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렇게 배출된 애널리스트는 각 분야별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지수(통신), 김정욱(음식료·담배), 김준성(자동차·타이어), 하누리(생활소비재(화장품/의류 등)·교육), 이승훈(거시경제·금리) 애널리스트 등 명관들이다. 이번 평가에선 여기에 김정욱 애널리스트가 유통에서 1위를 추가했고, 문경원(유틸리티), 최설화(글로벌 투자전략-중국·신흥국) 애널리스트가 베스트에 오르며 막강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후보군도 탄탄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의 김선우(2위), 2차전지/석유화학의 노우호(3위, 2위), 운수의 배기연(3위), 데일리 시황의 이수정(2위), 채권의 윤여삼(2위) 등 베스트를 노리는 후보 군단이다.


 골든불상
SK증권


최도연 리서치센터장(아래에서 셋째)과 SK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및 팀원들. 사진=이승재 한경매거진 기자

성장과 도약. 골든불상을 설명하는 이 상에 SK증권만큼 어울리는 회사가 또 어디 있을까. SK증권은 2023년 이변에 이변을 거듭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간판 애널리스트이자 반도체 전문가였던 최도연 애널리스트가 2023년 1월 SK증권의 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마법은 시작됐다. 톱12 밖에 있던 SK증권은 상반기 단숨에 11위에 올라섰으며 하반기에는 여기에서 두 계단을 더 밟았다. 종합 9위.

SK증권의 저력은 베테랑 최도연 센터장을 중심으로 한 ‘젊은 피’에서 나온다. 리서치센터 총 22명(2023년 말 기준) 중 절반이 넘는 13명이 1990년대생이다. 전 증권사를 통틀어 가장 젊은 조직이다.

SK증권 리서치의 2024년도 기대가 크다. 반도체·디스플레이에선 한동희(3위) 애널리스트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톱3에 안착했다. 5년 차 미만으로 톱10 최초 진입에 성공한 다크호스도 SK증권에서 최다 배출됐다. 인터넷의 남효지(10위), 은행·신용카드의 설용진(9위), 유틸리티의 나민식(5위) 등이다.


 디지털 이노베이션상
삼성증권


방일남 미디어전략팀장(위에서 첫째)과 삼성증권 미디어전략 팀원들. 사진=삼성증권 제공

리서치에서도 ‘디지털’ 바람이 분 지는 오래다. 삼성증권은 디지털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2022 하반기 조사 이후 3회 연속 디지털 이노베이션상을 받았다.

삼성증권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삼성팝’은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구독자 170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팝은 투자 전망 등 리서치 콘텐츠뿐만 아니라 투자, 경제와 관련된 재미 요소를 반영한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는 게 시청자들의 호평을 산 이유다.

이 중 삼성증권 앱 엠팝(mPOP) 특징과 기능을 힙한 노래와 영상에 담아 홍보하는 ‘느슨해진 투자씬에 mPOP을 줘’ 1편은 공개된 지 이틀 만에 10만 뷰를 돌파했다. 이 밖에도 로드 퀴즈쇼 ‘삼성증권이 쏜다’, 국내 최초 투자심리 토크쇼인 ‘I Like 댓’, 삼성증권의 연금 전문가가 강사로 나서 연금 관련 제도에서 상품에 이르는 상세한 내용을 담은 ‘연금교습소’ 등 다양한 콘텐츠로 1억8000만 뷰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방일남 삼성증권 미디어전략팀장은 “단순한 투자에 관한 전문적인 용어와 설명만이 아닌, 늘어나는 디지털 채널의 고객들에 맞춘 트렌드를 활용한 콘텐츠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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