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메르나, 국내 출시될까"…바이오니아vs식약처, 1심 결과 나온다
소송 제기 2년여만에 1심 판결 앞둬
바이오니아가 개발한 탈모 기능성 화장품이 국내에 시판될 수 있을지 여부가 조만간 나온다. 해당 제품은 2년여 전 "화장품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아니"라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판단하면서 국내 출시가 무산됐다. 바이오니아는 소송을 낸 뒤 해당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코스메르나는 바이오니아가 개발한 플랫폼 기술(SAMiRNA)이 적용된 탈모 기능성 화장품이다. 탈모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 정보를 가진 mRNA(메신저리보핵산)를 분해하는 효능이 있어 남성형 탈모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니아는 이를 근거로 식약처에 코스메르나에 대한 기능성 화장품 심사 신청을 냈다. 하지만 식약처에서 2021년 말 이를 반려했다. "플랫폼의 주성분인 siRNA(이중 가닥의 짧은 간섭 RNA)가 현행 화장품법에 따라 화장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화장품심사과 관계자는 "코스메르나가 탈모 방지약과 동일한 작용 기전을 갖고 있고, 국내 한 회사가 같은 성분으로 의약품 개발을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의약품에 준한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화장품법 정의에도 '의약품은 제외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 화장품법(제2조 제1호)에선 화장품을 인체를 청결·미화해 매력을 더하고 용모를 밝게 변화시키거나 피부·모발의 건강 유지 또는 증진을 위해 인체에 바르고 문지르거나 뿌리는 등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사용되는 물품으로 인체에 작용이 경미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면서 의약품에 해당하는 물품은 제외한단 단서 조항을 달아뒀다. 즉 식약처는 코스메르나가 이 조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안전성'도 이미 입증받았다는 설명이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국내 180명, 유럽 120명을 대상으로 한 4차례의 인체적용시험에서 이상 반응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피부 사용 제품에 대한 세계적 안전성·효능 평가기관인 독일 더마테스트는 유럽 인체적용시험에서 코스메르나를 탈모 부위에 장기간(4주 이상) 발라도 이상 반응이 1건도 발생하지 않자 안전성 최고 등급(Excellent 5-star)을 매겼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여간 코스메르나는 EU(유럽연합)와 영국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아 화장품으로 등록됐다"며 "작년 5월 자사몰을 시작으로 아마존 유럽의 5개 스토어(영국·이탈리아·스페인·독일·프랑스)를 통해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정소송 3차 변론에서 식약처는 '코스메르나의 주성분이 머리카락과 두피 틈새로 스며들어 피부·모세혈관을 통과, 혈액·체액과 섞여 온몸을 순환하면 인체에 경미하지 않은 전신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추가적인 안전성 입증을 요구했다"며 "이에 자사는 코스메르나 주성분이 △피부 각질층을 투과하지 못한다는 전문기관의 인공피부 실험 △극미량이 혈관을 통과해 혈액으로 들어갔을 때도 체내 효소에 의해 인체에 존재하는 핵산 물질로 빠르게 분해돼 전신적 영향이나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다는 실험 결과를 재판부에 추가로 제출했다"고 말했다.
일단 코스메르나가 국내 출시 여부는 오는 18일 소송 결과에서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화장품심사과 관계자는 "소송 결과를 봐야겠지만, 현재로선 의약품으로 개발되지 않으면 국내에서 코스메르나가 출시되긴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경우 바이오니아는 적잖은 임상 시간,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신약 개발에 필요한 기간은 약 10년, 비용은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탈모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자 화장품으로 먼저 출시하자는 전략이었는데, 치료제로 가면 임상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려 이를 실현할 수 없다"고 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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