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벌써 SF에서 유명인사… 1486억 투자도 싸다? 컴퓨터는 그렇게 예상한다

김태우 기자 2024. 1. 1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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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부터 샌프란시스코 지역 전체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정후 ⓒ연합뉴스/EPA
▲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적임자로 손꼽힌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생각보다 화끈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오프시즌에서 역시 가장 위안이 되는 선수는 이정후(26)다. 지난해 팀 공격력이 리그 최하위 수준까지 처진 샌프란시스코는 중견수를 소화할 수 있는 좌타 외야수에 목말라 있었고, 그 갈증을 해소할 적임자로 이정후를 점찍은 끝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기어이 유니폼을 입혔다.

당초 현지 언론에서는 이정후의 몸값으로 4년 6000만 달러 수준을 예상했다. 뛰어난 기량과 전성기를 다 뽑아서 쓸 수 있는 젊은 나이는 매력적이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한 미지의 선수라는 점에서 위험 부담이 있는 것도 분명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이정후를 지켜보며 성공의 확신을 가진 샌프란시스코는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86억 원)이라는 대형 투자를 감행하며 구단의 확신을 보여줬다.

투자한 금액이 있는데다, 어떤 성적을 거둘지 예상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선수인 만큼 현지의 관심도 폭발적이다. 현재까지 구단의 최고 투자 선수이기도 하기에 더 그렇다. 빠르게 인지도를 확산시키는 양상이다. 팀의 유력한 개막전 리드오프로 뽑히는 가운데 이미 스타 대접을 받고 있는 느낌도 있다.

지역 유력 매체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14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일대를 포함하는 베이 에어리어 일대에서 2024년 가장 주목해야 할 15명을 뽑았다. 선수, 감독, 프런트, 각계 인사들이 총망라된 가운데 샌프란시스코의 신입 선수 중에서는 이정후가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정후에 대한 현지의 기대감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에 대해 ‘우리는 ’바람의 손자‘라고 불리는 이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중견수가 어떤 성적을 가져다줄지는 잘 모른다’면서도 이정후가 운동 능력과 활기를 갖춘 수비수이며 또한 공을 맞히는 능력이 뛰어난 전통적인 타자로서의 능력에 흥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타선에 없던 능력을 제공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실제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의 외야수들은 저조한 타율에 시달렸다.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오스틴 슬래이터로 0.270이었다. 다만 슬래이터는 확고부동한 주전 선수라기보다는 백업 선수에 가까웠다. 실제 등장한 타석 수는 207타석으로 규정타석과 한참 거리가 멀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죄다 2할대 초반의 타율에 머물렀다. 기대가 컸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타율 0.233, 작 피더슨은 0.235에 머물렀다.

조정득점생산력(wRC+)에서 리그 평균이라고 할 수 있는 100을 넘긴 선수라고 해봐야 야스트렘스키(112), 피더슨(111), 슬래이터(110)가 전부였다. 게다가 이 선수들은 수비에서 죄다 마이너스를 찍었다. 중견수 수비를 리그 평균 이상을 수행하면서 공격력도 좋았던 선수가 하나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던 셈이다. 공격과 수비, 그리고 평균 정도의 주력까지 갖춘 이정후에 왜 샌프란시스코가 매달렸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그 기대감은 컴퓨터 통계 프로젝션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어 통계 프로젝션도 올해 성적을 예상하기가 까다로운 선수다. 그럼에도 대다수 프로젝션들은 굉장히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13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올해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발전한 지점으로 외야를 뽑았고, 그 중심에는 이정후가 있을 것이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상 이정후 하나의 가세로 지난해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기반으로 28위였던 샌프란시스코의 외야진이 11위까지 수직 점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MLB.com의 프로젝션은 이정후가 2024년 0.354의 출루율과 더불어 116의 조정득점생산력(wRC+)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3.2의 WAR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는 총 10명의 외야수를 활용하는 등 고민이 깊었는데 이 10명 외야수들의 WAR 합계는 단 0.4에 불과했다. 압도적인 메이저리그 꼴찌였다. 하지만 3.2의 기대 WAR을 가지고 있는 이정후의 가세가 이를 한꺼번에 만회할 것이라는 기대다.

▲ 뛰어난 기량에 젊은 나이인 이정후는 본격적인 전성기가 기대되고 있다 ⓒ연합뉴스/EPA
▲ 컴퓨터는 이정후의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이 성공적일 것이라 추측한다 ⓒ연합뉴스/EPA

MLB.com은 ‘샌프란시스코는 기대했던 것과 달리 비시즌 돌풍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바람의 손자로 알려진 한국인 중견수 이정후를 영입했다’면서 ‘타석에서의 인상적인 콘택트 능력으로 유명한 이정후다. 프로젝션은 25세 시즌에 이정후가 0.354의 출루율, 116의 wRC+, 그리고 삼진만큼 많은 볼넷으로 KBO에서 성공적인 도약을 할 것이라 보여준다’면서 ‘그의 예측된 3.2의 WAR은 샌프란시스코가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21세 신인 루이스 마토스를 포함해 그 포지션에 활용됐던 10명의 선수들이 작년에 냈던 0.4의 WAR에서 거대한 도약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3.2의 WAR은 메이저리그의 스타 선수들도 쉽게 내지 못하는 꽤 높은 수준이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메이저리그 야수 중 3.2 이상의 WAR을 기록한 선수는 총 71명, 외야만 따지면 25명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가 30개 팀이니 단순하게 따지면 팀당 야수 2~3명 꼴이고, 3.2 이상의 WAR을 기록한 외야수가 하나도 없는 팀 또한 적지 않다.

외야수 중 3.2의 이상의 WAR을 기록한 선수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8.3), 무키 베츠(LA 다저스‧8.3), 코빈 캐롤(애리조나‧6.0),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5.9), 후안 소토(샌디에이고‧5.5),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5.3),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시카고 화이트삭스‧5.0), 카일 터커(휴스턴‧4.9), 아롤디스 가르시아(텍사스‧4.8), 요단 알바레스(휴스턴‧4.5), TJ 프리들(신시내티‧4.4), 제임스 아웃맨(LA 다저스‧4.4) 등이다.

WAR로 비교할 수 있는 선수는 3.3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한 코디 벨린저, 그리고 3.2를 기록한 일본인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다. ‘팬그래프’는 이들의 팀 공헌 가치로 벨린저는 약 3290만 달러, 스즈키는 2540만 달러를 책정했다. 이정후의 롤모델로 평가되는 스즈키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였던 2022년 2.1의 WAR을 기록했다. 천재 타자로 불렸던 스즈키도 메이저리그 적응은 필요했고, 지난해 중반 이후부터 치고 나가면서 올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스즈키의 2540만 달러를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6년으로 따지면 1억5000만 달러가 훌쩍 넘는다. 이정후는 이제 전성기를 달릴 26세의 나이인 만큼 계약 기간 후반으로 갈수록 처지는 곡선을 그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오히려 올해 메이저리그 적응을 마치면 내년부터 3년은 최전성기를 달릴 가능성도 있다. 적어도 컴퓨터 프로젝션만 보면 샌프란시스코의 투자가 괜한 것은 아니라는 게 증명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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