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희망”… 코스피 시총 상위 20곳中 14곳 실적 전망치 ‘뚝’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연초 하락세인 가운데 증권가가 반도체 종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 종목에 대해 올해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5.22포인트(0.60%) 하락한 2525.05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14.45(1.64%)포인트 하락한 868.08, 원·달러 환율은 0.60원 상승한 1313.50원으로 장을 마쳤다. /뉴스1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최근 한 달 사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된 종목은 14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중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전체 종목(216개)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총합은 236조4120억원으로 한 달 전(238조6790억원)보다 이미 2조2670억원가량 줄어든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망치가 4조2490억원에서 3조8260억원으로 10% 가까이 낮아졌다. 이미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북미·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전기차 과잉 재고 등의 영향으로 올해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POSCO홀딩스도 업황 부진과 주요 원재료 투입 원가 상승 등으로 인해 이 기간 전망치가 5조1330억원에서 4조7240억원으로 8%가량 낮아졌다. LG전자는 추정치가 4.8% 감소했고 현대차와 기아도 전망치가 1.0%씩 하향 조정됐다.

한 관람객이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반면 이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거나 유지된 기업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바이오로직스·네이버(NAVER)·카카오·삼성물산 등 6곳에 그쳤다.

일례로 SK하이닉스의 경우 최근 한 달 새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8조4700억원에서 8조8220억원으로 4.2% 증가했다. 반도체 수요 회복 기대감과 더불어 SK하이닉스의 ‘출하 제한’ 전략이 제품 판매가격 인상 효과로 이어져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삼성전자의 추정치는 34조530억원 수준으로 유지됐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0.4%), 네이버(0.6%), 카카오(1.9%) 삼성물산(0.7%)도 한 달 전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소폭 상향 조정됐다.

전망치 규모와 상향 조정 폭을 고려하면 사실상 반도체 홀로 올해의 실적 기대감을 지탱하는 형국인 셈이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첫 거래일 하루를 제외하고 8거래일 연속(지난 3∼12일)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쇼크 이후 4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대부분 업종에서 작년 4분기 실적 전망치뿐 아니라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세가 뚜렷하다”며 “단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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