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길뚫은 ‘현물 ETF’…조건 비슷한 이더리움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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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가상자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결정문을 보면, 위원회는 승인의 전제조건으로 불공정거래(사기·조작)의 방지를 제시했다.
이런 기대감에 힘입어 2200달러대이던 이더 가격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직후 한때 26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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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가상자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를 꺼리던 기관과 법인 쪽 자금이 앞으로 대거 유입돼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향후 다른 가상자산도 같은 전철을 밟으면 현재 2천조원이 넘는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더욱 빠르게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더리움 등의 현물 상장지수펀드가 추가로 등장할 가능성을 따져봤다.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결정문을 보면, 위원회는 승인의 전제조건으로 불공정거래(사기·조작)의 방지를 제시했다. 어떤 상품이 특정 거래소에 상장되려면, 그 거래소가 상품과 관련된 불공정거래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비트코인 현물의 경우 제도권 밖에 있어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왔다.
판을 뒤집은 건 비트코인 선물이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된다는 사실이었다. 승인을 신청한 운용사들은 시카고상업거래소가 비트코인 선물과 관련된 불공정거래를 감시하고 있고, 다른 거래소들은 시카고상업거래소와 포괄적인 감시 공유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트코인 현물에 영향을 주는 불공정거래는 선물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각 거래소가 간접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시장을 감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위원회가 직접 2년6개월치의 시간 단위 데이터로 분석해본 결과, 비트코인 현물-선물 가격의 상관계수는 0.9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상품의 가격이 사실상 같이 움직였다는 얘기다.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가상자산도 승인받을 길이 열린 셈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특히 이더리움을 향한 기대감이 높다. 이더 선물도 마찬가지로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더 현물-선물 가격의 상관관계에 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상관관계가 큰 것으로 나타날 경우 위원회가 승인을 거절할 명분을 찾기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기대감에 힘입어 2200달러대이던 이더 가격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 직후 한때 26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가상자산의 탈중앙화 정도가 판가름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상장지수펀드 심사에서 중요한 기준은 투자자들이 사기·조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지다. 비트코인의 경우 탈중앙화 수준이 높아 특정 세력이 가격을 조작하기 힘들다는 점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논리대로라면 비트코인에 근접한 수준으로 탈중앙화돼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더도 향후 현물 상장지수펀드 심사에서 승인을 받아낼 가능성이 높다. 반면 탈중앙화 정도가 낮은 다른 가상자산들은 통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당국 내부에서도 추가 승인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등장하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의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이번에 적용한 근거를 다른 상품에도 적용하라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자칫 이번 결정을 확대해석해 가상자산 전체를 향한 열풍으로 번질 가능성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개리 겐슬러 의장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오늘의 결정은) 가상자산 증권의 상장기준을 승인하겠다는 위원회의 의지를 알리는 신호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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