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지연'…10년만의 고금리 장기화로 중소기업 부담 가중

박상돈 2024. 1. 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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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기대하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이 당분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최근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며 고금리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깨도 더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로 지연될 경우 고금리 부담이 누적돼 한계 상황에 몰리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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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 14개월째 평균 5% 상회…고금리 장기화 2013년 이후 10년만
중소기업 대출잔액 1천조원 돌파…신규대출 중 금리 5% 이상이 65% 차지
"금융부담 누적에 2분기 이후 고전할 수도…한계기업 발생 가능성"
금통위 기자간담회 참석한 이창용 한은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올해 상반기 기대하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이 당분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0년 만에 불거진 중소기업의 고금리 장기화 현상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커져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평균 5.42%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이로써 지난해 2월(5.45%) 이후 9개월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2022년 10월(5.49%) 이후 14개월 연속 5% 선을 웃돌았다. 이처럼 평균 5% 이상의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진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표] 은행 중소기업 대출금리 추이 (단위: %)

(자료=한국은행)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지난해 이전에 5% 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13년 3월(5.02%)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하락세로 전환해 코로나 초기인 2020년 4월(2.86%)에는 2%대로 떨어졌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코로나 이후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다가 2022년 10월(5.49%) 5%대로 치솟은 뒤 이후 5%대 중반 수준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비중은 64.6%에 이른다. 이 비중이 과반인 현상은 2022년 10월 이후 14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

[표] 지난해 월별 은행 중소기업 대출 잔액 추이

(자료=한국은행)

또 지난해 11월 비중은 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르기 전인 2년 전(3.8%)의 17배에 이른다. 그만큼 중소기업의 대출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1천3조8천억원으로 사상 처음 1천조원을 넘었다. 12월 말에는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기업의 연말 대출 상환 등으로 일시적으로 소폭 감소해 999조9천억원이었다.

금리 인상, 이자 부담 (PG) [양온하 제작] 일러스트

이에 더해 최근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며 고금리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깨도 더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 일각에서 제기돼온 2분기 금리 인하설은 힘을 잃는 모양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3.50%) 결정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둔화세를 보여온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12월 3.4%로 오히려 반등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금리 인하 전망도 약화하는 분위기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벌써' 9천억 육박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023년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의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인 가운데 15일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 중고 주방 기구들이 쌓여 있다. 2023.10.15 ondol@yna.co.kr

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로 지연될 경우 고금리 부담이 누적돼 한계 상황에 몰리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분간 고금리 상태가 지속되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2분기 이후 고전할 수 있어 시장 상황을 진지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연구위원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러나 물가를 고려하면 돈을 풀기도 녹록지 않으니 금융지원의 효율적 운영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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