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우려에 회사채 발행 연기한 롯데케미칼... 그래도 도전하는 SK에코플랜트

이인아 기자 2024. 1. 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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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이 지갑을 여는 '연초 효과'에 힘입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건설사 채권은 아직 봄이 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퍼진 데 이어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 구조 개선 작업) 신청까지 겹치자, 건설사 채권에 대한 투심이 더욱 얼어붙은 탓이다.

롯데건설의 최대주주 롯데케미칼은 발행을 연기한 사례이고, SK그룹 계열 건설사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 성과를 내세워 도전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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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최대 2600억원 공모채 조달 추진
건설채 투심 악화에도 고금리·월 이표채 내세워 개인 공략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설 얽혀 자금 조달 연기

기관이 지갑을 여는 ‘연초 효과’에 힘입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건설사 채권은 아직 봄이 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퍼진 데 이어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 구조 개선 작업) 신청까지 겹치자, 건설사 채권에 대한 투심이 더욱 얼어붙은 탓이다. 이에 기관투자자 반응을 살피며 발행 시기를 조율하거나 개인이 선호하는 구조로 바꿔 발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롯데건설의 최대주주 롯데케미칼은 발행을 연기한 사례이고, SK그룹 계열 건설사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 성과를 내세워 도전하는 상황이다.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뉴스1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SK에코플랜트(A, 안정적)는 13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수요가 몰릴 경우 최대 2600억원까지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사 채권 인기가 시들하지만, 대신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알리며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 PF 우려로 건설사 채권 발행이 드문 와중에도 SK에코플랜트는 2월, 7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710억원, 2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이번에도 높은 금리를 내걸었다. 예상 금리 밴드로 종목별 개별 민평(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매긴 기업의 고유 금리)에 +150pb(1bp=0.01%포인트)를 제시했다. 밴드를 위로만 열어둬 금리 이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SK에코플랜트 민평금리는 연 5%대에서 움직인다. 오는 24일 예정된 수요예측에서 운용 단위가 큰 기관투자자가 몰리지 않으면, 최대 연 7%대 중반까지 책정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건설사 채권을 담지 않는 기관이 아닌 개인 투자자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달 이자를 받는 구조로 발행돼 개인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관들은 A-급 회사채도 담지 않으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건설사 회사채는 더욱 담지 않는다”며 “개인, 일반법인을 겨냥해 금리밴드를 위로만 열고, 월 이표채로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건설업을 영위하지 않지만, 건설사 이슈로 얽혀 기관 투심이 얼어붙은 곳도 있다. 이달 롯데케미칼(AA, 안정적)은 최대 4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준비했으나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아 일정을 연기했다. 다른 업종 회사채의 수요예측에 주문이 쏟아지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롯데케미칼은 우량한 신용등급 대비 기관이 선호하지 않는 투자처로 분류된다. 앞서 2022년 롯데건설에 5800억원을 지원한 이력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 지분 44.0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롯데건설은 부동산 PF 우발채무 규모가 높은 건설사로, 이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증권사 리포트가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본업 경쟁력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 신용등급(AA+, 부정적→AA, 안정적)을 하향 조정하며 부진한 실적, 투자 부담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재무안정성 저하에는 롯데건설향 유상증자(876억원), 대여금(5000억원) 등도 근거가 됐다. 다만 대여금은 전액 회수했다.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설이 계열사 자금 조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롯데정밀화학, 롯데케미칼 등은 롯데건설 지원 이력이 있어 부동산 PF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도 “거꾸로 롯데그룹은 계열사 지원이 있기에 망하진 않을 것이란 근거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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