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법 ‘입증책임 전환’ 기업에 부담…완화 검토해야”[인터뷰]

강신우 2024. 1. 15. 0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플랫폼법이 시행된다면 공정위가 위법성을 입증하던 것을 이제 기업이 무죄를 밝혀야 하는데 큰 부담이다.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 또한 '누가 보더라도 거대한 플랫폼기업을 대상으로 뚜렷한 법 위반행위를 했을 경우' 제재한다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그는 그러면서 "급변하는 시대에 신속한 법집행을 통한 올바른 경쟁시장 조성을 위해 플랫폼법이 필요하다면 분명한 시장지배적지위사업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위법 행위에 한해 강력하게 제재하겠다는 점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영수 신임 한국경쟁법학회장
“플랫폼법, 극소수대기업 지정 후 사후규제”
“사전지정 땐 시장의 동태적특성 감안해야”
“절차적 부분 아쉬워…업계와 소통 노력도”

[대구=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플랫폼법이 시행된다면 공정위가 위법성을 입증하던 것을 이제 기업이 무죄를 밝혀야 하는데 큰 부담이다.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 또한 ‘누가 보더라도 거대한 플랫폼기업을 대상으로 뚜렷한 법 위반행위를 했을 경우’ 제재한다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신영수 신임 한국경쟁법학회장.(사진=강신우 기자)
신영수(55·신임 한국경쟁법학회장) 경북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지난 12일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플랫폼경쟁촉진법(플랫폼법)에 대해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정책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제언이다.

신 교수는 “입증책임 전환은 피심인(기업)에 큰 부담이다. 뚜렷한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만큼 입증 강도가 세기 때문에 피심인이 정당한 사유로 입증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하다”며 “입증책임 전환을 거두기 어렵다면 구체적인 예외 사유를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급변하는 시대에 신속한 법집행을 통한 올바른 경쟁시장 조성을 위해 플랫폼법이 필요하다면 분명한 시장지배적지위사업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위법 행위에 한해 강력하게 제재하겠다는 점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랫폼법은 일명 ‘한국식DMA’로 불린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형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DMA는 ‘사전규제’(외부계약 허용 등 특정 기업이 해야 할 행위 명기) ‘사후규제’(자사우대 등 특정기업이 해선 안 되는 행위 금지) ‘당연위법’(특정 행위 시 무조건 위법) ‘모든 기업결합에 대한 신고의무 부여’ 등 규제 범위가 넓고 수위가 높아 강력한 플랫폼 규제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그러나 플랫폼법은 플랫폼시장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 시장지배적지위를 갖는 최상위 극소수 기업만을 미리 지정만 할 뿐 ‘사후규제’한다는 점, 법 위반행위가 있어도 기업의 방어권(이의신청)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당연위법이 아니다. 또한 기업결합 규제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신 교수는 “DMA와 플랫폼법의 가장 큰 오해는 ‘사전규제’에 있다”며 “DMA는 외부 계약 허용 등 행위 자체에 의무를 부여한 사전규제와 특정 행위시 위법성을 판단하는 사후규제 모두 해당하는 반면 플랫법폼은 경쟁 온라인 플랫폼 이용을 방해하는 멀티호밍 제한이나 끼워팔기 등의 행위 이후 적정성을 판단하는 사후규제만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특정 플랫폼기업을 사전에 지정하는 제도로 사전규제라는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플랫폼기업 사전지정과 관련해선 과거지향적이기 보다는 ‘미래시장의 동태적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진출 등 이제는 토종 플랫폼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데 플랫폼기업 사전지정 때는 무조건 매출이 높고 시장지배적지위 사업자라고 해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 기업에 잠식당하는 시장의 현재와 미래 등 동태적 특성을 함께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정부의 이번 플랫폼법안 처리 방식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을 내비쳤다.

신 교수는 “절차적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간 법안 조율이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정위가 정책적 목표만 시장에 먼저 선언했기 때문에 시장의 반발이 큰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이어 “큰 골격만 제시하다보니 정부-업계가 상상하는 모습이 다르고 괴리가 발생한 것”이라며 “제도적 취지나 입법의 타당성이 있어도 모든 논의 자체가 반대나 저항이 많아 진척되지 않는 분위기인데 오해가 있다면 정부가 구체적인 입법안을 놓고 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신영수 교수는…

△1968년생 △세광고 △중앙대 법대 법학사 △미국 UC Davis 로스쿨 LL.M △서울대 대학원 법학박사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창원대 법학과 교수 △경북대학교 법과대학 및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경쟁법학회장

강신우 (yeswhy@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