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100원'이 만든 기적…순직 경찰관 자녀에게 '희망' 선물

14만 경찰 중 절반 '100원의 기적' 참여, 매달 4000만원 모여
19명에 매달 최대 300만원씩 지원…'1000원의 기적'으로 진화

18일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서 엄수된 故 유재국 경위의 영결식을 찾은 경찰 간부들이 헌화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한2020.2.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100원은 힘이 없다. 뭔가를 살 수도 없고 버스를 탈 수도 없다. 하지만 순직 경찰관 자녀들에겐 100원이 희망이 되고 있다. 말 그대로 '100원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전체 경찰 14만명 가운데 절반이 조금 넘는 7만786명이 매달 100원씩을 모았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에만 4억원이 조금 넘게 모였다. 이 돈으로 업무 중 순직한 경찰관 자녀 19명에게 매달 100만~300만원씩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순직자 자녀들에게 경찰관들이 삼촌이나 이모 같은 역할을 해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3월부터 매달 급여에서 '100원 또는 1000원'을 택일해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는 매달 4000여만원이 모였다.

모금액은 범인 체포나 교통 단속 현장 등에서 사망한 '위험 직무 순직자' 중에서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정에 지급됐다. 지난해엔 12세대에서 19명의 미성년자녀가 혜택을 입었다. 첫째의 경우 매달 100만원을 주지만 둘째엔 150만원 등 자녀 수에 따라 50만원씩 가산해 지급했다.

자녀가 장애가 있는 경우엔 최대 300만원을 지급했다. 2020년 한강 투신 실종자 잠수 수색 중 순직한 고(故) 유재국 경위의 유복자로 태어난 이현군은 뇌성마비를 앓아 대상자가 됐다. 순직 당시 임신 중이었던 유 경위의 아내 이꽃님씨는 남편 소식에 대한 충격으로 4개월 조산을 하면서 이군이 장애를 갖게 됐다.

경찰청의 예상보다 많은 모금이 이뤄져 올해 초 기준으로 2억3000만원의 기부금이 남았다. 경찰은 이 금액을 경찰 재직 중에 질병 등으로 사망한 일반 순직자 가정 59세대에 배분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또한 올해부터 모금액을 매달 100원에서 1000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1000원의 기적'으로 진화한 셈이다. 참여 인원도 10만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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