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설 선물, 한도 올려놓고 홍보는 소극적 상인 잘 몰라…농가이득 미미

농축산물 설 선물 30만원까지 가능한데…
시행령 바꾼 후 두번째 명절
17일부터 2월15일까지 적용
권익위, 올해 관련자료 미게시
“유통계에 개정 사실 알려야”

국민권익위원회 누리집에 올라와 있는 청탁금지법 관련 문의사항. 지난해 바뀐 법 시행령이 올해에도 마찬가지로 시행되는지를 묻는 질문에서 현장 혼선을 느낄 수 있다. 권익위 누리집 캡처

“설 선물로 30만원까지 가능하다구요? ‘청탁금지법’에 따라 최대한도가 20만원 아니었나요?”

모 유통업체에서 농산물 선물세트를 기획·판매하는 실무자의 말이다. 이번 설 명절에 공직자 등에게 농축산물 선물을 얼마까지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간 대화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령이 지난해 8월말 전격 개정되면서 설·추석 선물 기간에 한해 농축산물·농축산가공품 선물 상한액이 종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높아졌다.

올 설은 시행령 개정 이후 두번째 맞는 명절이다. 개정령이 정착될 법도 하지만 현장에선 처음 들었다거나 고개를 갸웃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29일 국무회의를 열어 공직자 등이 주고받을 수 있는 선물가액을 상향하는 내용으로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해당 개정령은 다음날 곧바로 공포·시행됐다.

개정령에 따르면 농축산물·농축산가공품 선물가액은 종전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평시의 2배까지 가능한 설·추석 농축산물·농축산가공품 선물가액은 30만원으로 상향됐다.

법령에서 정한 설·추석 선물 기간은 ‘명절 당일 전 24일부터 당일 후 5일까지’로 총 30일이다. 올 설은 2월10일이니, 선물가액이 2배로 적용되는 기간은 1월17일부터 2월15일까지다.

그런데 이 기간이 임박했는데도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해당 법 소관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 누리집에 누군가 남긴 민원을 통해 이런 혼선을 엿볼 수 있다. 권익위 누리집엔 10일 현재 “2023년에 올려주신 ‘설 명절 청탁금지법 선물 바로 알기’ 게시글을 통해 여러 부분에 대해 참고할 수 있었는데 2024년 설 명절 관련 게시글도 올라올 계획이 있는지 문의드립니다”란 질문이 올라와 있다.

포털에 ‘청탁금지법 설 선물’을 검색해도 지난해 배포된 자료만 뜰 뿐 올해 자료는 잘 보이지 않는다. 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한 조치인 만큼 여론 형성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홍보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윤여홍 한국인삼생산자협의회장(경기 이천 동경기인삼농협 조합장)은 “지난해 추석 때 농축산물 선물 상한액이 30만원으로 높아졌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사실 효과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며 “명절에 농축산물을 주고받는 것은 미풍양속인 만큼 법령 개정사항을 제대로 알려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