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너 동점골 AS+드라구신 데뷔...'SON 없는' 토트넘, OT 원정에서 맨유와 2-2 무
[포포투=한유철]
토트넘 훗스퍼가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15일 오전 1시 30분(이하 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1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5위를 유지했고, 맨유는 7위로 올라섰다.
[프리뷰]
토트넘은 오랫동안 '무관 탈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시즌엔 그 희망이 실현되는 듯했다.'우승 청부사'라고 불리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2년 차에 접어들었으며 부임 첫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 여름 이적시장 땐 이브 비수마와 히샬리송 등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모든 컵 대회에서 탈락하며 무관이 확정됐고 리그에선 8위를 차지해 유럽 대항전 진출 자체가 좌절됐다. 시즌 도중엔 히샬리송과 콘테 감독의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하는 등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시즌 도중엔 콘테 감독이 경질되는 등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을 단행했다. 가장 먼저 공석이었던 감독 자리를 채웠다. 율리안 나겔스만, 토마스 투헬, 루이스 엔리케 등 여러 감독들이 후보로 올랐지만, 합의까지 이뤄지진 않았다.
그렇게 많은 후보들 속에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선택을 받았다.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데려와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고자 했다. 물론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았다. 오랫동안 팀을 이끈 해리 케인이 '우승'에 대한 야망을 실현시키고자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고 위고 요리스 등 베테랑 선수들의 기량 저하도 너무나 눈에 띄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빅 리그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도 우려가 됐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의 토트넘은 누구보다 뛰어난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이 빛을 발했다. '공격 축구'를 천명한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스널,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강호들을 상대로도 이 전술을 꺾지 않았다.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 토트넘은 리그 1위를 질주했다.
선수단 내 분위기도 좋았다. 선수들은 서로의 기량을 공개적으로 극찬하며 분위기를 북돋았다. '핵심 수비수'인 크리스티안 로메로 역시 구단의 방향성을 좋게 봤다.
물론 삐거덕거리는 시기도 있었다. 첼시전 1-4 대패를 시작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로메로와 비수마의 퇴장, 메디슨과 반 더 벤의 부상 등. 핵심 선수들의 이탈은 곧 결과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이어진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아스톤 빌라전에서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지 못했고 연패를 당했다.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 이후 3연패. 토트넘의 순위는 5위까지 추락했다.
다행히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렀기에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고 실제로 경기 내용도 열세였다. 하지만 지지 않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고 2골을 실점한 이후에도 지오반니 로 셀소가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막바지 잭 그릴리쉬의 득점으로 패색이 짙어졌지만, 데얀 쿨루셉스키의 극적인 동점골이 나오면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흐름을 이어가진 못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토트넘은 선제골을 넣으며 리드를 잡았지만, 마무리 부족과 후반 막바지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을 드러내며 무너졌다.
다행히 분위기를 바꿨다. 지난 시즌 1-6 대패를 당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초대했고 무려 4골을 터뜨리며 4-1 대승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 '캡틴' 손흥민은 1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평점 9.5로 경기 최고 수치를 받았다.
뉴캐슬전부터 3연승을 질주했다.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 힘겨운 승부를 치렀지만 히샬리송과 쿨루셉스키의 득점에 힘입어 승점 3점을 따냈다. 에버턴전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2-1 승리를 가져갔다.
이어진 브라이튼전에선 패배. 하지만 토트넘은 이제 '부진'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아는 팀이 됐다. 직전 본머스전에선 홈에서 3골을 터뜨리며 다시금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본머스가 최근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1 승리는 값진 결과였다.
'우승'에 대한 희망도 넓혔다. 1월 초 리그 대신 열린 FA컵 경기. 번리와 만난 토트넘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손흥민이 빠진 공격은 제대로 된 전개를 하지 못했고 전반전을 소득 없이 마무리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비수가 해결사로 나섰다. 주인공은 페드로 포로. 후반 33분 전방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한 포로가 하프 스페이스 오른쪽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이 공은 그대로 번리의 골망을 갈랐다. 이 득점은 그대로 결승골이 됐고 토트넘이 승리를 가져갔다.
이후 휴식기를 보낸 토트넘. 맨유와 맞대결을 함으로써 이번 라운드 최대 빅매치를 성사하게 됐다. 손흥민이 빠졌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나름대로 이 경기를 준비했다.
희소식이 쏟아져 나왔다. 우선 토트넘은 손흥민의 빈자리를 메우고자 라이프치히에서 티모 베르너를 데려왔다. 토트넘은 지난 9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라이프치히에서 베르너를 임대 영입했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다. 베르너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로 합류할 예정이며 여름에 완전 이적 조항도 있다. 그는 등번호 16번 유니폼을 입을 것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에 따르면, 그는 "라이프치히에선 베르너가 약간 다르게 플레이했다. 그들의 시스템은 베르너와 맞지 않았다. 그는 충분히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베르너가 정기적으로 나서고 골까지 넣었다면, 토트넘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그를 품을 여력이 안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최우선 타깃은 센터백이었지만 나는 베르너가 우리의 시스템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라이프치히에선 바뀐 플레이 스타일로 인해 많은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센터백 보강까지 마쳤다. 주인공은 제노아의 라두 드라구신.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프로 무대 검증을 마친 자원이며 바이에른 뮌헨과 나폴리까지 원한 수준급 센터백이다.
최종 승자는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은 1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제노아에서 드라구신을 영입했다. 이를 알리게 돼 매우 기쁘다. 취업 비자 발급 및 모든 승인 절차를 마쳤다.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이며 등번호는 6번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뮌헨은 거절하고 토트넘행을 선택한 드라구신. 그의 에이전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로마노에 따르면, 그는 "뮌헨의 제안을 거절할 줄 전혀 몰랐다"라며 당혹스러워했다.
이유가 있었다. 드라구신은 토트넘의 프로젝트를 높게 평가했다. 영국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 소식을 전담하는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드라구시는 토트넘의 프로젝트를 뮌헨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 뮌헨은 토트넘이 제안한 것보다 2배 더 많은 주급을 제안했었다"라고 밝혔다.
부상 당한 선수들도 돌아왔다.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미키 반 더 벤은 이 경기에서 복귀가 유력했고, 크리스티안 로메로도 초인적인 회복력을 보이며 복귀를 눈앞에 뒀다.
토트넘은 자신감이 있었다. 아무리 올드 트래포드라고 할지라도 전혀 주눅들 필요가 없었다. 이미 이번 시즌 승리를 거머쥔 바 있기 때문. 2라운드에서 맨유를 만난 토트넘은 2-0 승리를 거뒀고, 그 경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경기 내용]
반 더 벤과 로메로가 돌아왔고, 베르너가 선발로 나섰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베르너, 히샬리송, 존슨, 스킵, 벤탄쿠르, 호이비에르, 우도기, 반 더 벤, 로메로, 포로를 내보냈고 비카리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홈팀 맨유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 호일룬을 중심으로 2선에 래쉬포드, 페르난데스, 가르나초를 배치해 공격을 전개했고, 마이누와 에릭센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4백은 달롯, 바란, 에반스, 완-비사카, 골문은 오나나가 지켰다. 교체 명단에는 안토니, 펠리스트리, 맥토미니, 포슨, 카세미루, 마르티네스, 캄브와라, 히튼, 바인디르가 이름을 올렸다.
이른 시간, 맨유가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 3분 래쉬포드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볼이 흘렀고 이를 회이룬이 강력한 슈팅으로 마무리해 토트넘의 골망을 갈랐다. 리드를 잡은 맨유가 기세를 이었다. 전반 8분 에릭센의 크로스를 받은 래쉬포드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토트넘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9분 호이비에르의 패스를 받은 포로가 박스 바깥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몰아붙이던 토트넘이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전반 19분 포로의 크로스를 받은 히샬리송이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해 동점골을 기록했다.
균형을 맞춘 토트넘이 역전을 노렸다. 전반 22분 우도기의 패스를 받은 베르너가 박스 바깥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계속해서 토트넘이 압박했다. 전반 24분 포로의 패스를 받은 베르너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가져갔지만, 수비에게 막혔다.
흐름은 토트넘 쪽이었다. 전반 30분 히샬리송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가 막아냈다. 오히려 막기에만 급급했던 맨유가 재역전에 성공했다. 전반 40분 회이룬의 패스를 받은 래쉬포드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팀의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전반 막바지에도 맨유가 기세를 이었다. 전반 추가시간, 가르나초의 패스를 받은 페르난데스가 박스 바깥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렇게 전반은 맨유가 2-1 리드를 잡은 채, 마무리됐다.
전반전 흐름은 토트넘이 쥐었지만, 결과는 맨유가 챙겼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점유율과 슈팅 횟수, 패스 성공률 모두 토트넘이 앞서 있었다. 하지만 단 2번의 유효 슈팅으로 결과를 만든 맨유가 웃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토트넘이 경기에 열기를 더했다. 후반 1분 베르너의 패스를 받은 벤탄쿠르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해 동점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이 역전을 노렸다. 후반 7분 스킵의 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이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오나나가 막아냈다.
토트넘이 계속해서 압박했다. 후반 13분 포로의 크로스를 받은 베르너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위로 크게 솟구쳤다. 맨유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후반 17분 박스 바깥에서 공을 잡은 맥토미니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토트넘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후반 25분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벤탄쿠르가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왼쪽으로 향했다. 치열하게 전개된 상황. 맨유가 경기 종료 직전, 승리의 기회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가르나초의 크로스를 받은 맥토미니가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높게 벗어났다. 그렇게 경기는 2-2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에도 전체적인 흐름은 토트넘이 가져간 채, 진행됐다. '후스코어드' 기준, 토트넘은 무려 63.7%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슈팅 횟수(16회)도 맨유(9회)보다 많았다. 패스 성공률 역시 토트넘은 89%, 맨유는 76%로 토트넘이 보다 안정적인 전개를 보여줬다.
토트넘에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다. 로메로와 반 더 벤은 선발로 나와 오랜만에 호흡을 맞췄다. 물론 여전히 부상 여파는 존재하는 듯했다. 반 더 벤과 로메로는 다소 아쉬운 모습으로 2실점을 허용했다. 베르너는 선발로 나와 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드라구신도 후반 40분 스킵과 교체되며 데뷔전을 치렀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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