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하락 - 금리인하 가물… 한국 증시 새해들어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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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국내 증시가 맥없이 비틀거리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은 증시가 거침없이 상승하면서 거품 경제 이후 34년 만에 최고 기록을 연일 다시 쓰는 데 반해, 한국 증시는 새해 첫날 상승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역대 최장기 하락 신기록에 다가가고 있다.
만일 이번 주초 증시가 계속 약세를 면치 못한다면 역대 최장 하락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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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34년만에 최고치 기록
● 8거래일 연속 하락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3일부터 12일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2일 종가 기준 2,525.05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2월 28일(2,655.28) 대비 4.9% 하락했다. 이 기간 기관투자가들은 6조 원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하락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코스피의 하락세는 기간으로 봤을 때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가장 오랫동안 증시가 하락한 것은 1989년 6월과 9월로 10거래일 연속 내린 바 있다. 9거래일 연속 하락도 2000년 9월 등 그동안 5차례가 있었다. 8거래일 연속 하락은 2022년 5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만일 이번 주초 증시가 계속 약세를 면치 못한다면 역대 최장 하락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
최근 시장 흐름은 정부가 잇달아 내놓은 증시 부양책과도 상반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매도 전면 금지,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등 증시 부양 3종 세트를 연달아 발표하며 개인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이 오히려 반대로 반응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반면 일본 증시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대비 1.5% 상승한 35,577.11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거품 경제의 정점이었던 1989년 이후 3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내 36,000을 뚫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역대 최고치였던 38,915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긴축 장기화, 기업 실적 악화가 원인
한국 증시의 부진은 주가 향방을 좌우하는 경제 상황들이 좋지 않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이 사라졌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향후 최소 6개월간은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현재의 고금리 추세가 올해도 상당 기간 지속된다는 신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유럽 등 다른 주요국에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증시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2조8000억 원 수준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2차전지 주식들에 충격을 안겼다.
반면 일본은 중앙은행의 초저금리 기조, 기업들의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들이 엮이며 외국인 자금이 연일 유입되고 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증시는 저금리 정책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면서 “고평가 논란이 있는 만큼 조정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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