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확정 손실 1000억 넘어

최승희 기자 2024. 1. 1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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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불과 닷새 만에 1000억 원이 넘는 원금 손실이 확정됐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올해 들어 12일까지 1067억 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하반기 확정된 손실액 82억 원까지 더하면, 홍콩H지수 ELS 관련 원금 손실액은 5대 은행에서만 6개월여 사이 1149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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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5대 은행서 1067억 피해

- 투자원금 중 전체 손실률 50.7%
- 현 추세면 최대 5조 손해볼 수도

주요 시중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불과 닷새 만에 1000억 원이 넘는 원금 손실이 확정됐다. 우려했던 ‘ELS 사태’가 결국 현실이 되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올해 들어 12일까지 1067억 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 8일부터 첫 손실 확정이 이뤄진 만큼, 이후 12일까지 불과 닷새 만에 손실이 1000억 원을 넘은 셈이다. 이 기간 만기 도래한 원금은 약 2105억 원이며 1038억 원만 상환된 만큼 전체 손실률은 50.7%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확정된 손실액 82억 원까지 더하면, 홍콩H지수 ELS 관련 원금 손실액은 5대 은행에서만 6개월여 사이 1149억 원에 이른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데, 통상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주고, 만기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면 통상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홍콩H지수 기초 ELS에서 원금 손실이 잇따르는 이유는 상품이 판매된 2021년 이후 홍콩H지수가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50개 종목을 추려서 산출하는 지수로, 변동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홍콩H지수는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섰으나 그 해 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5000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5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문제는 앞으로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홍콩H지수가 고점이던 2021년 판매된 상품들의 만기가 올해부터 속속 돌아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H지수 기초 ELS 총판매 잔액이 19조3000억 원으로 전체 잔액의 79.6%인 15조4000억 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분기별로는 올해 1분기 3조9000억 원, 2분기 6조3000억 원으로 올해 상반기(10조2000억 원)에 만기가 집중돼있다. 상반기에도 현재 홍콩H지수 수준이 계속되면 5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관련 ELS의 원금 손실 규모는 5조 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연계 ELS 주요 판매사 12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투자증권)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불완전 판매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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