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에 막힌 비트코인 현물ETF, 중개·판매 안 된다

박태우 기자 2024. 1. 1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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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미국에서 승인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국내 중개와 출시를 불허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국내 투자자가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하는 안이나 국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필요성에 대해 추가로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 11일 국내 증권사가 해외에서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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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국내법체계 美와 달라”…상품출시 등 추가 검토도 않기로

-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변수

금융당국이 미국에서 승인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국내 중개와 출시를 불허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국내 투자자가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하는 안이나 국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필요성에 대해 추가로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금융위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도 내고 “미국은 우리나라와 법체계 등이 달라 미국 사례를 우리가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 문제는 금융시장의 안정성,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투자자 보호와 직결된 만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 11일 국내 증권사가 해외에서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선 정부의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현재 업계에서 나오는 세부 문제에 대한 논의 이외의 중개나 출시 문제는 검토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정부 입장’은 2017년 국무조정실 주도로 정부 관계부처가 내놓은 방침을 의미한다. 당시 정부는 ‘가상통화 관련 긴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금융기관의 가상통화 보유·매입·담보취득·지분투자를 금지했다. 제도권 금융회사의 가상통화 투자가 투기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다만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올해 7월 시행되고, 미국 등 해외 상황의 추이에 따라 정부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의 정의를 규정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항을 담았다. 이용자 보호가 이뤄지는 자산으로 바뀌었다는 측면에서 금융상품 기초자산에 포함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또 비트코인 ETF가 국내에서 상장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이 개정돼야 하므로 검토를 진행해 승인 필요성이 인정되면 법 개정 작업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방향성을 정하지 않고 열어놓고 검토하기로 했다”며 “검토가 끝날 때까지는 미국 상장 ETF도 판매가 보류된다”고 말했다.

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 불가 방침을 갑작스럽게 전달하면서 업계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미래에셋증권은 당국 지침에 따라 이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상장 승인 이전 미국 외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매매를 뒤늦게 중단했다. KB증권 등은 12일부터 비트코인 선물 ETF 매수를 금지했다.

금융위는 “해외 비트코인 선물 ETF는 현행처럼 거래되며, 현재 이를 규율할 계획이 없다”며 “향후 필요시 당국의 입장을 일관되고 신속하게 업계와 공유할 수 있도록 긴밀한 연락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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