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인간관계 생명론-물 흐름, 사람 흐름
‘장강의 뒷 물이 앞 물을 밀어내니(長江後浪推前浪)…’는 옛 사람이 새 사람으로 바뀌는 때(一代新人換舊人)의 타당성을 설명할 때 인용하는 어구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인 바다로 물이 밀려가는 이 흐름은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중력의 법칙이다. 테스토스테론의 활동이 왕성한 나이를 시대의 중심으로 보자면 그 나이 전후의 세대 교체는 물의 흐름처럼 자명해진다.
세포분열 과정에서 완전히 복제되지 못하는 염색체 말단의 반복적 염기서열 텔로미어는 결국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짧아질 수밖에 없어 노화는 막을 수 없는 현상이 된다. 나름대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보지만 세포분열의 가용성 저하는 어찌할 수 없는 생명의 법칙이다. 결국 장강의 앞 물이 되는 수밖에 없다.
논리와 합리를 앞세워 자신의 주장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할 때 가장 타당하게 인용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인간이 매개되지 않는 자연의 법칙을 인용할 때 자신의 시각을 고집하지 않는 ‘객관적’ 표현이 되기도 한다. 거시적 시각에서 볼 때 이 자연의 흐름은 잘 보이지만 당사자가 보는 미시적 시각은 꼭 그렇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하상 등의 지형 변형 등 변곡점에서는 물의 와류가 발생해 ‘앞 물’과 ‘뒷 물’은 순서가 없어진다. 결국 ‘앞 물’과 ‘뒷 물’의 혼조 끝에서 바다로 먼저 밀려 나가는 물이 ‘앞 물’이 된다. 이 변곡점은 때로 특정한 인간의 출현에 의해 그 정도와 빈도가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특정한 정치적 리더가 내세우는 치산치수 노력으로 물은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지만은 않게 된다. 다수를 위한 인간 스스로의 애씀이 때로는 장강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도록 하며, 이로 인해 ‘앞 물’과 ‘뒷 물’은 서로 할 말이 많아진다.
세포분열에 따라 짧아지는 텔로미어는 이를 저항하는 텔로머라제의 발현 정도에 따라 개인적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정신세계의 독특함 또는 생활습관이나 훈련으로 후성적 인지 및 각성 능력에 따라 개인의 노화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청년기를 지나면서 테스토스테론의 활성에 따라 동일한 연령이어도 그 지배욕과 호전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즉, 사회에서의 물 흐름과 시간 흐름은 미시적인 각자의 시각이 중요해진다.
어느 사회에서나 인간이 만들어내는 정치적 분위기와 경향성은 물 흐름을 복잡하게 만든다. 자연적이고 거시적인 객관의 법칙보다는 인위적이고 미시적인 주관이 법칙을 주장하고 싶은 호전적인 테스토스테론의 기능이 다른 호르몬의 조화를 누를 때 흔히 발생한다.
물의 흐름이 복잡해지는 이유는 사회를 오히려 간단하게 간주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호전적인 사회 또는 부류일수록 간단하고 단순한 테스토스테론을 움직이려고 한다. 쉽게 끓어오르며 쉽게 따라와 준다. 쉽게 통계적 다수가 돼 주며 쉽게 동류를 만들어준다. 그러나 가족에서는 그 테스토스테론으로 움직이는 방법이 잘 통하지 않는다. 가족의 전통과 의미가 지금은 많이 달라져 있기도 하지만 여성 몸속의 다양한 호르몬이 관리하는 가정의 물 흐름은 일관적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의 물 흐름에 참여하기 전에 내 가정의 물 흐름을 먼저 보는 게 내 가정을 도와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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