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대가 60대 경비원 폭행, 입건 조사하라
지난 주말 한 영상에 전 국민이 분노했다. 10대 남성이 60대 남성을 폭행하고 있다. 10대 남성은 건장한 체격의 학생이다. 60대 남성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건물 경비원이다. 학생이 경비원을 허리 태클로 넘어뜨렸다. 경비원이 반항했지만 속수무책으로 맞았다. 힘 없이 바닥을 끌려다닐 뿐이었다. 누운 사람의 얼굴을 발로 차는 이른바 ‘사커킥’도 날렸다. 결국 경비원은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이쯤에서 영상이 끝났다.
12일 0시께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상가였다. 10대 고등학생의 60대 경비원 폭행이다. 영상 속에는 친구들이 웃는 소리까지 녹음돼 있다. 이들이 촬영한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영상을 본 시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까지 했지만 입건은 하지 않았다. 경찰은 “B씨가 폭행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 했다”며 “추후 사건 접수 안내를 하고 나서 현장 종결했다”고 했다. 반의사불벌 원칙이다.
일반적인 폭행은 반의사불벌죄 맞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 하지만 폭행으로 상해가 발생했다면 다르다. 피해자의 뜻과 상관 없이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당연히 형사 입건돼야 한다. 영상 속 폭행 장면은 상당히 난폭해 보인다. 크고 작은 상해가 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이 부분에서 너무 안일하게 사건을 대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더구나 영상 공개 후 일고 있는 국민적 공분을 보면 더 그렇다.
사실 이 짧은 영상의 뒷얘기를 모두 알지 못한다. 영상 촬영자라고 밝힌 중학생의 의외의 주장도 있다. ‘경비 아저씨가 스파링하자고 했다’, ‘(영상) 찍으라고 해서 했다’, ‘(서로) 잘 풀고 갔다’는 등의 얘기다. 다 믿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영상 속 폭행 정도가 ‘스파링’의 정도로 보기 어렵다. 주변 웃음 소리 등도 우연한 촬영이라고 보기엔 어색하다.
몇 해 전 인천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 18세 학생이 아파트 공용 공간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경비원이 저지하자 학생이 경비원을 밀치고 볼펜을 던지고 관리사무소 문을 발로 차고 방충망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말리는 경비원들에게 “여기서 일하지 말고 XX 나가. 3년 치 내가 줄 테니까. 5년이든 10년이든 XX 줄 테니까 XX 나가”라고 소리쳤다. 입건은 됐지만 결국 ‘분노조절 장애’라며 넘어갔다.
일단 사건의 진실이 밝혀져야 할 것 같다. 영상 속 장면은 분명히 폭행이었다. 상해가 있으면 입건해야 한다. 교육당국의 징계도 검토해야 한다. 그냥 넘어갈 영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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