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387일을 함께한 '외계+인'을 보내며[TF인터뷰]
약 1년 반 만에 개봉한 '외계+인' 2부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도사 무륵 役 맡아 열연
류준열은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개봉을 앞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났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2부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친 그는 "후련하면서도 섭섭하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으면서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먼저 류준열은 완성된 작품을 본 소감을 밝혔다. "'왜 1부와 2부를 함께 개봉하지 않았을까'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라고 운을 뗀 그는 "감독님이 하고자 하는 '사람 사는 이야기'는 2부에 있거든요. 다채로운 액션도 있지만 만남과 인연 그리고 운명에 관한 거죠. 이를 제 눈으로 확인하니까 후련하면서도 섭섭해요"라고 말을 이어갔다.
'암살' '도둑들' 등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의 첫 시리즈물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2022년 7월 개봉한 '외계+인' 1부는 파격적인 소재와 방대한 세계관으로 '다소 난해하다'는 평과 함께 관객들을 설득시키지 못했고 결국 누적 관객 수 154만 명에 그치며 씁쓸하게 퇴장했다. 하지만 작품은 넷플릭스와 티빙 등 OTT 플랫폼 등을 통해 공개된 후 높은 순위를 기록하면서 재평가됐다.
이 같은 대중의 반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류준열은 이러한 상황에서 2부를 선보이게 된 것에 관해 "영화를 보고 '이게 최동훈이지'라고 생각했어요. 우리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이 이야기를 중간에 끊었으니 어리둥절했을 수 있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 봐도 1부를 거기서 끊을 수밖에 없겠더라고요"라며 "1부 때 왜 그렇게 끝냈는지를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외계+인' 2부가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좋은 평을 얻고 있기에 자신감이 생겼냐는 질문을 듣자 "생겼다니요. 자신감은 늘 있었어요"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결과는 늘 좋을 수 없잖아요. 어떤 결과든 받아들일 각오는 돼 있죠"라고 힘주어 말했다.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상상하는 직업이잖아요. 일상생활을 찍을 때도 카메라와 스태프를 지우고 상상하죠. 그런 면에서 블루스크린과 일반 현장의 차이를 못 느꼈어요. 결국 중요한 건 연기할 때 배경이나 CG에 대한 확신인 것 같아요. 확신과 믿음이 있어야 연기할 수 있고 결과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나와서 안도했어요."
1부에서 어설프게 남의 도술을 흉내 낸 얼치기 도사 무륵은 2부에서 진짜 도술을 터득하며 점차 성장하는 모습으로 1부와 또 다른 면모를 드러낸다. 이를 소화한 류준열은 김태리와 로맨스 호흡을 비롯해 모든 인물과 다채로운 '케미'를 형성하고 진실을 알게 된 후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낸다.
무륵을 연기할 때 실제로 자신을 빗대어 표현했다는 그는 "'재능이 먼저냐 노력이 먼저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륵에게는 자신도 모르게 들어온 기괴한 에너지가 재능과도 같잖아요. 이걸로 얼치기 짓을 하고 재주를 부리는 데 나중에 없어지죠. 그때 '주문이 뭐가 중요하냐 다 내 마음속에 있는데'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게 노력의 결과물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아직도 답을 못 내렸어요. 사실 답을 내리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밸런스를 맞춰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륵을 연기하면서 재능과 노력의 경중을 어떻게 따질 수 있을지 고민했고 이로부터 위로를 얻고 스스로를 부추기기도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감독님은 '피곤하다'고 말한 적이 없으신 것 같아요. 열정에 대한 반증인 것 같아요. 이번에 감독님의 열정과 집요함을 배웠어요. 절대 포기하지 않고 결국 해내셨잖아요. '괜히 여기까지 온 게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죠."
이어 류준열은 '리틀 포레스트'(2018)에 이어 '외계+인'으로 재회한 김태리를 향해서도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김우빈 염정아 조우진 등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들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꼈던 현장을 회상하면서 "역시 좋은 작업을 하려면 좋은 사람이 있어야되고 좋은 사람이 있어야 좋은 작업을 할 수 있어요. 저도 좋은 사람이 돼야 할 것 같아요"라고 다짐했다.
"김태리는 '리틀 포레스트'와 비슷했는데 둘 다 연차가 차고 여유가 생기면서 서로를 좀 더 챙겨주게 됐어요. 제가 데뷔 초 때 유지태 선배님이 '같이 나눌 수 있는 배우나 동료가 있으면 오래 활동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이게 저에게는 태리같아요.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죠."
'외계+인' 2부로 2024년의 포문을 활짝 연 류준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The 8 Show(더 에이트 쇼)'로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차기작을 검토하고 있다는 그는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려고 해요. 또 주변 사람들과 제가 갖고 있는 좋은 것들을 잃지 않고 챙기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라고 올 한 해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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